카페베네. /사진=머니투데이DB

블로거에게 홍보성 글을 올리게 하고 이를 밝히지 않은 것은 부당한 광고행위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카페베네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황병하)는 카페베네가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9400만원을 부과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공정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카페베네는 2012년 6월 홍보대행사와 바이럴 마케팅 대행 계약을 맺었다. 대행사는 블로거들에게 카페베네에 대한 신규 이벤트와 매장을 소개하는 글을 게시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했다.

이후 공정위는 지난 1월 카페베네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카페베네가 블로거들에게 경제적인 대가를 지급하고도 이같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기만했다고 본 것이다.

이에 카페베네는 마케팅 업무를 모두 대행사에 맡겼을 뿐 책임이 없다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카페베네가 블로그 광고에 경제적 이해관계가 표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의도하거나 묵인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소비자로서는 아무런 표시가 없을 경우 블로그나 카페에 게재된 후기가 진실한 경험에 근거해 자발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믿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같은 형태의 매체일수록 진실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보는 경향이 있어 영향력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카페베네가 가맹점에 인테리어 공사를 강요하고 판촉비용을 떠넘겼다는 이유로 부과된 과징금 19억원에 대해 제기한 소송에서는 카페베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가맹 희망자들은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카페베네가 인테리어 설비·용품을 함께 판매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 수 있었고, 그 비용을 예측해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