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기업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벤처기업이 효과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개정된 상법을 다음달 2일부터 시행한다.

법무부는 "금융위기 후 전 세계적인 수요감소와 공급과잉 등으로 인해 우리 기업의 성장성이 크게 약화되고 있으며 특히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이 미약한 상황"이라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법적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개정된 상법을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새롭게 바뀐 상법은 기업의 인수·합병 수단을 다양화했다. 인수대상 기업을 소멸시키지 않고 완전자회사로 존속시키거나(포괄적 주식교환), 인수하는 회사가 인수대상 기업의 특정 사업부문만을 떼어내 합병할 때(분할합병), 그 대가로 모회사 주식을 취득해 교부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상법이 자회사가 회사를 인수하면서 그 대가로 모회사 주식을 인수대상회사의 주주에게 교부할 수 있도록 하는 '삼각합병'만 허용한 것과 다른 점이다.

기업 인수합병 절차도 간이화됐다. 상대방이 영업양수도하는 회사 발행주식 총수의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이사회 결의만으로 영업양수도가 가능하도록 하는 '간이영업양수도 제도'가 도입된다.

또 이사회 결의만으로 포괄적 주식교환을 할 수 있는 기준을 소규모 합병과 동일하게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0 이하', '순자산액의 100분의 5 이하'로 확대했다. 기존 소규모 주식교환 요건인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5 이하', '순자산액의 100분의 2 이하'에 비해 완화된 기준이다.

이밖에 회사의 매수의무기간 기산점을 '주주총회 결의일부터 20일이 경과한 날'로 일원화함에 따라 주주별로 매수의무기간이 동일해져 절차상 부담을 줄였다.

법무부는 "개정된 상법을 통해 기업들이 삼각주식교환, 삼각분할합병 등 각자 여건에 맞는 다양한 구조를 활용해 신사업에 진출하고 신기술을 인수함으로써 단기간에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벤처기업은 실질적 인수 주체인 모회사의 주식으로도 인수 대가를 교부받을 수 있고 기업들의 원활한 사업재편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지속적 성장을 도모하는 기업과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벤처기업인들 모두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인수･합병 과세 문제 등 관련 제도에 개정 내용을 반영해 기업인들이 바뀐 제도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