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선수 박태환(27)

수영선수 박태환(27)에게 도핑 금지약물이 들어간 '네비도'(NEBIDO)를 주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 김모씨(47·여)가 2심에서도 재차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부장판사 김종문) 심리로 열린 2심 1회 공판에서 의사 김씨측 변호인은 "1심이 의료법 위반으로 판단한 진료기록부 미기재 내용은 사실이며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만 1심의 양형은 지나치다"고 밝혔다.

1심이 무죄로 판단한 업무상과실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이 박씨의 근육통 호소, 호르몬 수치 변동에 따른 상해가 업무상과실치상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지만, 그 상해가 정상의 범위를 벗어난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며 1심의 결론이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네비도는 활력을 주는 용도로 쓰이는 호르몬 주사일 뿐 문제되는 약물이 아니고 설명의무를 다했다"며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검찰은 "김씨가 네비도에 대해 잘 설명했다면 박씨는 주사를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주사 이후 박씨의 증상 호소, 이를 목격한 사람들의 증언, 전지훈련 보고서에 기재된 내용 등이 이를 입증한다"고 맞섰다. 내비도 주사로 박씨의 생리적 기능이 훼손됐으며 일부 무죄를 선고한 1심에 사실 오인이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김씨는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약물로 지정한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함유된 네비도를 박씨에게 주사하고 시술 내역을 진료기록부에 기재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2014년 9월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 2개월 전쯤 해외 전지훈련을 마치고 한국에 머물며 김씨가 운영하는 T의원에서 무료로 카이로프랙틱(척추교정 치료)과 건강관리를 받았고, 이후 도핑검사에서 양성 반응 결과를 받았다. 국제수영연맹 도핑위원회는 지난해 3월 박씨에게 18개월의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1심 재판부는 김씨에 대해 네비도를 주사하면서 예상되는 위험성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등 이유로 의료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박태환이 네비도 주사 후 근육통을 호소하고 호르몬에 변화가 생겨 건강이 침해됐다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 판결했다.

김씨에 대한 2차 공판은 다음달 21일 오후 5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