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사진=뉴스1

단합대회 중 자발적 음주 후 추락사고로 숨진 영업직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호제훈)는 A씨의 아내가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로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현대자동차 영업직원으로 근무하던 2013년 10월 무의도에서 열린 지점 단합대회에 참가했다가 일행과 함께 선착장 주변 둘레길을 둘러보던 중 바다 쪽 절벽 밑으로 추락해 숨졌다.

A씨의 아내는 이듬해 3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신청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단합대회의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지 않았으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재해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이에 불복한 A씨의 아내는 "단합대회의 전반적인 과정이 회사 측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였다"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업주가 단합대회 중 A씨에게 음주를 권유하거나 강요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자발적 의사로 자신의 주량을 초과해 술을 마신 것으로 보인다"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거부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업주의 강요가 아닌 자발적 과음때문에 사고가 벌어졌고, 이 사고는 통상 업무와 관련된 행사에 수반되는 위험으로 보기도 어렵다"며 "단합대회가 업무의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를 살펴보지 않더라도 A씨의 사망과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