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표결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9.11//사진=머니투데이 DB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통일교가 정치권력과 결탁했다는 의혹을 둘러싼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수사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고 있다. 영장이 발부되면 동력이 붙어 수사 범위가 국민의힘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는 반면, 기각되면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오는 16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심사는 남세진 영장 전담 부장판사(사법연수원 33기)가 진행한다. 남 부장판사는 지난 7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재구속을 결정했다.

특검팀은 권 의원을 윤 전 대통령 측과 통일교를 연결하는 로비 창구로 지목하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지난 11일 가결됐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통일교 측으로부터 1억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통일교가 교단의 이익을 국정에 반영하기 위해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권 의원의 구속 여부는 향후 특검팀 수사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법조계에서는 권 의원이 구속되면 수사가 국민의힘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원이 권 의원의 구속 필요성을 인정한다는 것은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됐다는 점을 시사해서다.

특검팀이 들여다보고 있는 통일교의 2023년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개입 의혹과 2022년 불법 '쪼개기 후원' 의혹 수사는 탄력을 받는다. 선거 개입 의혹은 2023년 3월 치러진 당대표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해 신도들을 조직적으로 대거 입당시켰다는 내용이다. 쪼개기 후원 의혹은 통일교 신도들이 20대 대선을 전후해 이른바 '윤핵관' 등 국민의힘 의원 5명에게 법정 최고 한도까지 쪼개기 방식으로 후원했다는 의혹이다. 대상은 권 의원과 윤한홍 의원, 장제원·박성중·권명호 전 의원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과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체포·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커진다. 특검팀은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 등에서 당원 명부와 통일교 신도 명단을 대조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당의 반발로 불발됐다. 특검팀은 한 총재에게 오는 15일 출석을 요구하는 3차 소환 통보를 했으나 응할지는 미지수다. 한 총재는 건강상 이유로 두 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했다. 통상 피의자가 소환 요구에 3차례 불응하면 수사기관은 체포영장 청구에 나선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수사에 제동이 걸렸지만 권 의원의 신병이 확보되면 관련 수사가 본격화될 수 있다"며 "특검이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할 시점을 기다리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반대로 통일교와 국민의힘 간 핵심 연결고리로 지목된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될 시 수사 동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권 의원과 국민의힘은 특검의 무리한 수사가 입증됐다며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특검 수사를 '정치적 흠집 내기'로 보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권 의원은 체포동의안 표결 전부터 "없는 죄를 만들 순 없다"며 불체포특권 포기를 밝히고 본회의에서 직접 찬성표를 던지는 등 결백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