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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3호선 공사 입찰과 관련해 담합 혐의로 과징금을 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각 55억여원을 돌려받게 됐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윤성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과징금 납부 명령을 취소해달라"며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2009년 4월 실시한 대구지하철 3호선 공사 입찰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제4공구에 각각 992억9000만원, 992억7700만원을 써냈고 현대건설이 최종 낙찰됐다.

이후 공정위는 두 회사를 포함한 다수의 건설사가 입찰 공고 전인 2008년 11월~12월 사이 수차례 팀장 모임을 통해 서로 어느 공구에 관심을 가지고 입찰을 추진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교환한 사실을 확인했다. 공정위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정보교환을 통해 사전에 공구를 분할했다며 두 회사에 각 55억5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치열한 수주경쟁을 통해 실질경쟁이 이뤄졌으며 사전의 공구배분 합의를 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두 회사가 다른 건설사들과 입찰희망 공구에 관한 정보를 교환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만으로 공구분할에 관해 합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건설업체 시공능력 평가나 수주실적에서 항상 1,2위를 다투던 두 회사가 서로 입찰경쟁으로 인한 수주실패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경쟁력이 떨어지는 다른 건설사들과 공구 분할을 합의할 필요성이나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물산의 경우 입찰에 참여하면서 35억여원의 설계용역비를 지출했다가 탈락 후 그 대부분을 회수하지 못했는데 이는 입찰경쟁으로 인한 손해발생을 피하고자 하는 공구분할 합의의 의도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건설사들이 정보교환 모임 이전에 이미 정보 수집을 통해 4공구에 두 회사만이 입찰한다는 사실을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는 점도 근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