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 /사진=뉴스1

'금호'라는 명칭과 날개 모양 로고의 상표권 지분을 둘러싼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의 법적 분쟁이 조정으로 마무리 될 전망이다. 오는 16일 항소심 선고를 앞둔 이들의 법정다툼은 조정절차에 회부됐다.

15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4부(부장판사 배기열)는 금호산업이 금호석화·금호P&B화학·금호개발상사를 상대로 낸 상표권 이전등록 등 청구 소송의 선고를 앞두고 조정절차에 회부했다. 이들의 조정기일은 다음달 18일 오후 진행된다. 조정에 회부된 구체적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조정이란 민사적 분쟁을 판결이 아닌 법관이나 조정위원의 권유에 의해 양측이 서로 합의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다. 조정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하다. 조정 결정이 난 뒤 2주간 양측이 이의를 신청하지 않으면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긴다.

만약 조정이 성립되면 재판부는 바로 조정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반면 조정이 성립되지 않는 경우에는 다시 소송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법원은 양측이 화해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원만한 분쟁 해결을 위해 조정에 회부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7년 3월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출범했다. 금호산업과 금호석화는 '금호'라는 상표권을 함께 등록하며 상표에 대한 사용권은 금호산업이 갖는 것으로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금호석화는 2009년 10월까지 브랜드 사용료를 금호산업에 지불했다.

그러나 2009년 박삼구·박찬구 형제 사이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며 금호석화는 금호산업에 브랜드 사용료 지급을 멈췄다. 브랜드 소유권을 공동으로 갖고 있어 사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금호산업은 사용료 대신 금호석화와 그 계열사들이 보유한 금호산업의 기업어음(CP) 100억원 중 58억원을 상환한 것으로 상계 처리했다. 이에 금호P&B화학은 금호산업을 상대로 어음금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고, 금호산업도 상표권 지분을 넘기라며 맞소송을 냈다.

1심은 지난해 7월 금호석화 등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상표권 이용료로 총 261억3000여만원을 지급하고 공동상표권자로 등록돼 있는 금호석화의 상표권 지분을 넘겨달라는 금호산업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