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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영화감독 사생활 보도'…"명예훼손될 수 있어"

[the L] '기사가 주는 전체적인 인상'이 객관적이어야…'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실보도는 위법성 없어

편집자주[친절한 판례氏]는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과거 판례를 더엘(the L)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언론에서 기자가 사건을 다루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명예가 훼손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보도를 하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언론사와 보도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건 주인공 간의 명예훼손 논란은 자주 불거지는 문제다.

 

이와 관련해 수사기관 등의 조사사실을 보도하는 언론기관으로서는 보도에 앞서 조사 혐의사실의 진실성을 뒷받침할 적절하고도 충분한 취재를 해야 하고, 기사가 주는 전체적인 인상으로 인해 일반 독자들이 사실을 오해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기사 내용이나 표현방법 등에 대하여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한 대법원 판단(2015다33489)이 있다.

 

X신문사 기자 A씨는 영화감독 B씨의 가정사에 관해 B씨의 아내 C씨와 아들 D군은 B씨의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에 시달리다 작년 초 쉼터로 피신해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작성했다.

 

B씨는 청소년 성범죄를 소재로 한 사회 고발 영화를 연출한 감독으로서, 그 영화를 통해 한 때 청소년 성범죄의 심각성 등에 관한 공적 논쟁을 불러일으켰을 만큼 대중적 관심을 끌었던 감독이다.

 

B씨는 A씨에게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해달라며 소를 제기했고, A씨는 자신의 기사가 공적인 관심 사안이라 공익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 비록 기사에 B씨의 명예가 훼손될 수 있는 내용이 있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돼 죄가 안 된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A씨에게 명예훼손죄가 인정된다고 봤다.

 

먼저 재판부는 "신문이나 인터넷 매체의 기사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해 불법행위가 되는지 여부의 판단은 일반 독자가 기사를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그 기사의 전체적인 취지 및 객관적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 기사가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이 기준"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특히 보도의 내용이 수사기관 등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 사실에 관한 것일 경우, 일반 독자들로서는 보도된 혐의사실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별다른 방도가 없을 뿐 아니라 보도 내용을 그대로 진실로 받아들일 개연성이 있고, 신문보도 및 인터넷이 가지는 광범위하고도 신속한 전파력 등으로 인하여 보도 내용의 진실 여하를 불문하고 그러한 보도 자체만으로도 피조사자로 거론된 자 등은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면서 수사기관 등의 조사사실을 보도하는 언론기관의 주의의무에 대해 설명했다.

 

언론사는 △그 보도에 앞서 조사 혐의사실의 진실성을 뒷받침할 적절하고도 충분한 취재를 해야 하고, △확인되지 아니한 고소인의 일방적 주장을 여과 없이 인용하여 부각시키거나 주변 사정을 무리하게 연결시켜 마치 고소 내용이 진실인 것처럼 보이게 내용 구성을 하는 등으로 그 기사가 주는 전체적인 인상으로 인하여 일반 독자들이 사실을 오해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기사 내용이나 표현방법 등에 대하여도 주의해야 하고, 만약 언론사가 그러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A씨는 청소년 성범죄를 소재로 영화를 연출했던 영화감독 B씨의 기사를 씀으로써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알리고 개선 대책을 촉구하는 여론을 형성하고자 했다고 한다"면서 "A씨가 쓴 기사는 그 구성과 내용으로 볼 때, A씨 주장처럼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알리고 개선 대책을 촉구하는 여론을 형성하기보다, 일반 독자로 하여금 영화 감독인 원고가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의 가해자라는 인상을 가지게 하는 사실의 전달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기사의 전반적인 내용이 B씨를 고소한 측의 진술만 일방적으로 인용해 고소 내용을 여과 없이 전달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을 뿐, 핵심적인 사항에 관하여 객관적인 사실 확인을 한 내용은 별로 없다"면서 "그럼에도 A씨는 오히려 기사에 'B씨의 아내 C씨와 아들 D군은 B씨의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에 시달리다 작년 초 쉼터로 피신해 현재까지 피신해 있다'고 썼고, 이는 고소장이나 고소인의 진술을 인용하는 방식도 아니고, 마치 기자인 A씨 본인이 직접 확인한 사실인 것처럼 적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처럼 A씨가 사실을 작성한 기사로 B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해도 그것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그 행위에 위법성이 없다. 


재판부에 따르면 여기서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그 적시된 사실의 구체적 내용, △그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고려함과 동시에 △그 표현으로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나아가 재판부는 명예훼손을 당한 피해자가 공적 인물인지 여부도 명예훼손의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

 

피해자가 공적 인물이고, 공직자나 정치인 등과 같이 광범위하게 국민의 관심과 감시의 대상이 되는 인물이고, 또 그런 관심이 단지 특정 시기에 한정된 것이 아닌 사람에 대한 명예훼손은 일반 사인에 대한 경우보다 성립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비록 B씨가 한때 청소년 성범죄의 심각성 등에 관한 공적 논쟁을 불러일으켜 일반의 관심을 끌었던 영화감독이라 할지라도, A씨가 쓴 기사가 다루고 있는 내용은 위와 같이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된 주제와는 거리가 멀고, 공공적·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공적인 관심 사안이라기보다는 주로 원고 가정 내부의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일"이라며 A씨의 기사가 B씨의 인격권 내지 사생활의 비밀과 명예를 침해할 우려가 높다고 판단했다.

 

 

◇ 판결 팁 = 언론사의 기자가 보도한 내용이 관련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되는지 여부에 대해 법원은 그 보도가 일반인들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보도 대상이 공적 인물인지, 대중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에 대한 것인지 등도 명예훼손의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하지만 실제로 언론사의 보도가 명예훼손이 되고, 안 되고의 판단 기준을 매우 모호하다. 다만, 기자는 보도를 할 때, 진실성을 뒷받침할 적절하고도 충분한 취재를 해야 하고, 확인되지 않은 어느 일방의 주장만을 여과 없이 인용해 부각시키거나 주변 사정을 무리하게 연결시키는 것에는 항상 조심할 필요가 있다.

 

 

◇ 관련 조항

-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제751조(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

①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법원은 전항의 손해배상을 정기금채무로 지급할 것을 명할 수 있고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명할 수 있다.

 

-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①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09조(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①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에 의하여 제307조제1항의 죄를 범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제1항의 방법으로 제307조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10조(위법성의 조각) 제307조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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