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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조타운 모습. /사진=뉴스1 |
그런데 정작 법조의 양축인 법원과 법무부는 토론회 참석을 꺼리고 있다. 내부적으로 외부 토론회에는 나가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전해진다.
법원과 법무부가 참석을 안 한 토론회들에선 시민단체와 변호사단체들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주로 교수와 변호사들이 내놓는 이런 방안들은 대동소이한 내용을 담고 있다. 주로 현직 판·검사들의 개업을 막아 전관 발생을 원천적으로 막자는 내용이 중심이다.
상대 당사자가 참여하지 않는 이런 일방향의 요구는 진정한 의미의 '토론'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향후 관련 입법과정에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도 희박하다.
예를 들어 변협이 내놓고 있는 판검사와 변호사를 따로 뽑자는 이원화 방안이나 고위 판·검사 변호사 개업 금지 그리고 경력법관 임용시 변호사 개업포기 서약자 우선 임용은 현 사법제도를 근본적으로 뜯어 고치는 수준이다. 따라서 변협이 아무리 강하게 요구하더라도 법원·법무부가 받아 들일 수 있는 것인지가 문제될 수 밖에 없다. 일부 시민단체나 소위 사법피해자모임 등에서 내놓는 방안들도 마찬가지다.
실제 적용가능하지 않은 이상적인 방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될 수는 있다. 다만 생산적인 논의를 위해선 관련 기관들의 참여와 책임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법조비리 근절을 위해선 결국 변호사법 등 관련 법률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국회 입법과정에선 법원·법무부는 참여할 수 밖에 없다. 만약 지금 열리는 관련 토론회에선 침묵하던 기관들이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원회 등에서만 의견을 내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법원·법무부가 기득권을 버리지 않으려 외부의 개혁요구에 답하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14일 주광덕·김정재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 법원·법무부가 참석해 의견을 피력한 것은 의미가 있다. 판·검사의 입장에서 변협 등이 내놓은 방안의 문제점을 지적해줌으로써 조금이나마 '현관(現官)'들의 법조비리 대책에 대한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개업금지를 강요하기만 하고 현직 판·검사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평생법관·검사제는 현실성이 없는 대책이 될 수 밖에 없다. 판·검사들이 개업에 나서는 이유는 상당부분 '돈'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변협 등은 개업만 막겠다고 나서면서 정작 판·검사들의 처우개선에 대해선 무신경하다.
이런 상황에선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오기 힘들다. 전관비리를 비롯한 법조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은 결국 법원·법무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변협과 시민단체 등에겐 결정권이 없다. 현직 판·검사들이 외부의 방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현실적 대책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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