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김건희 여사를 태운 법무부 호송차가 김건희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이 설치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혐의 등으로 구속된 김건희 여사가 처음으로 특검팀 조사에 불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검팀은 김 여사 측에 오는 21일 오후 2시에 출석하라고 통지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 측은 이날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건강 악화로 조사를 받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긴 불출석 사유서를 특검팀에 제출했다. 김 여사가 자필로 사유서를 썼다고 한다. 김 여사 변호인은 "김 여사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이후로 식사를 못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특검팀은 김 여사 측에 오는 21일 오후 2시 조사를 받으라고 통지했다. 당초 김 여사는 20일 오전 10시 구속후 세 번째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지난 6일 처음으로 공개 소환 조사를 받은 김 여사는 구속된 뒤에도 14일, 18일 두 차례 추가 조사에 모두 응했다.

특검팀은 또 김 여사 구속 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현재까지의 조사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김 여사는 지난 12일 자본시장법 위반·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됐다. 구속 기간이 연장되면 다음달 1일까지 구속이 유지된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상대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공천개입 의혹·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 여사는 혐의를 부인하며 대부분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통일교 청탁 의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씨에 대해 구속영장도 청구했다. 전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은 오는 21일 오전 10시30분에 열린다.

특검팀은 전날 전씨를 조사하면서 전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았고 주거지가 여러 차례 변경된 점 등을 토대로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전씨는 2022년 4~8월 통일교 측으로부터 60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2000만원 상당의 샤낼백 2개 등을 받고 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통일교 측이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 사업 등 현안을 해결하고자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금품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특검팀은 이날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 증거은닉 혐의로 설계 용역업체 사무실과 직원 2명에 대한 압수수색을 영장을 집행했다. 특검팀은 윤석열 정부가 양평 고속도로의 종점을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있는 일대로 바꿔 특혜를 주려고 시도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약 1개월째 도주 중인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에 대해 공개수배를 요청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 부회장에 대해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긴급 공개수배를 요청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7일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다. 이에 특검팀은 지명수배를 내린 뒤 서울청 형사기동대를 동원해 체포조를 꾸렸다. 이 부회장은 주가조작을 설계한 인물로 알려졌다.

한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명태균씨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 이날 오후 특검팀 사무실을 찾았다. 앞서 특검팀이 이 대표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증거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참관을 위해서다. 이 대표 측은 공천개입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