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환 전 홈플러스 사장 /사진=뉴스1

경품행사에 응모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보험회사에 팔아 수백억대의 이득을 취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홈플러스 임직원과 법인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부장판사 장일혁)는 12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도성환 전 홈플러스 사장(61)과 홈플러스 법인 등에 대해 "1심의 판단에 법리적 오해가 없어 검찰의 항소를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며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도 전 사장 등은 2011년 12월부터 2014년 7월까지 11회의 경품이벤트 행사를 통해 얻은 개인정보 712만건을 건당 1980원씩 7개 보험사에 148억2000만원에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회원들의 동의 없이 1694만건의 개인정보를 특정 보험회사에 제공해 83억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았다.

당시 홈플러스는 경품 행사를 통해 보험모집 대상자 선별에 필요한 생년월일, 자녀수, 부모님 동거여부를 기재토록 하고 이를 기재하지 않았을 경우 경품추첨에서 아예 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1심은 "홈플러스가 법적으로 고지 의무가 있는 사항을 모두 경품 응모권에 기재했기 때문에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한 것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이어 "고객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개인정보가 보험사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품행사의 주요 목적은 고객들의 매장 방문을 유도해 매출을 증대시키는 것과 행사에 응모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보험회사에 유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며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유상으로 제공한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개인정보 제공에 대한 동의를 받은 것은 위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개인정보를 제공받을 제3자 △제공할 개인정보 내용 △개인정보 제공 목적 등은 반드시 고지해야 하지만 개인정보를 유상으로 판매하는지 여부에 대한 규정은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회원들의 정보를 특정 보험사에 제공한 혐의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이 허용하는 '개인정보 처리 위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회원 정보를 보험사가 처리한 것은 홈플러스의 업무로 판단된다"며 "보험사는 제공받은 정보를 처리한 후 데이터베이스에서 모두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