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고검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나선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스1

고(故) 백남기씨 부검영장을 집행하는 전 과정에 유족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며 단서를 달았다는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법원에서 입수한 부검영장 관련 문건 사본을 5일 공개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는 백씨 부검 영장에 첨부된 '압수수색 검증의 방법과 절차에 관한 제한'이란 제목의 문서다.

여기에는 △유족의 의사를 확인해 서울대병원에서 부검하기를 원하는 경우 그 장소에서 실시해야 하고 △유족이 희망하는 경우 참관하도록 해야 하며 △사체 훼손은 사망원인 규명 등 부검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부검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해야 하고, 부검 실시 이전 및 진행과정에서 부검의 시기 및 방법과 절차, 진행 경과 등에 관해 유족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검찰과 경찰이 부검 실시 이전부터 유족과 충분히 논의해 결정하라는 취지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당 의원들이 전날 국정감사에서 주장한 대로 '국가 공권력을 집행하는 데 있어 당사자들과 협의하면서 할 수 있느냐'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이날 법원의 1차 영장 기각 사유서도 함께 공개했다. 이 사유서에는 "현 단계에서 변사자에 대한 입원기간 중의 진료기록내역을 압수해 조사하는 것을 넘어 사체에 대한 압수 및 검증까지 허용하는 것은 필요성과 상당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적혀 있다.

이를 두고 박 의원은 "법원이 진료기록내역을 보는 것으로 족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