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사진=뉴스1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의혹들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출석이 이어지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에 나선다. 자진출석을 유도하되 불응할 경우 강제로 끌어내는 방법까지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문홍주 특검보는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다음달 1일 오전 9시 특검보가 검사·수사관을 대동해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서울구치소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은 특검팀이 전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청구한 체포영장을 이날 오전 발부했다. 체포영장 유효기간은 8월7일까지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 29일과 30일 국민의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특검팀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요청을 거부하자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문 특검보는 "먼저 구치소 협조를 얻어야 하는만큼 처음엔 출석을 한번 권유해 볼 것"이라며 "그러나 윤 전 대통령 심경의 변화가 없다면 저희들이 현장에 들어가 교도관을 지휘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검보가 직접 윤 전 대통령이 있는 방 앞까지 가서 교도관을 지휘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체포영장 집행이 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문 특검보는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이후에 말씀드리겠다"면서도 "저희는 실제로 구인할 의사가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수용실에서 나가지 않겠다고 버틸 경우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을 물리적으로 끌어낼 방법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강제로 물리력을 행사할 경우 고소·고발 대상이 될 수 있는데다 조사실에 앉히더라도 진술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아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만약 체포영장 집행이 이뤄질 경우 특검 사무실까지는 호송차로 이동하게 된다. 구속 피의자들은 지하를 통해 곧바로 조사실로 가기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모습이 외부에 노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 측이 이날까지 특검팀에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체포영장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법에 의견서도 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특검팀은 전날 통일교 사업청탁 의혹으로 구속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에 대한 불법정치자금 제공 내용을 기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 특검보는 "권 의원에 대해 정치자금법을 적용한 것은 맞는다. 짐작하는 (수수)금액은 있지만 특정해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통일교가 윤 전 본부장을 통해 교단의 핵심 사업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권 의원에게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 관련 수사정보를 전달한 당사자로 권 의원을 지목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다만 권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저는 통일교와 금전 거래는 물론, 청탁이나 조직적 연계 등 그 어떤 부적절한 관계도 맺은 적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특검은 윤 전 본부장이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논의해 통일교 교인들을 국민의힘에 대거 입당시키고, 지난해 3월 고액을 권 의원에게 후원하는 등 당권 후보로 지원했다는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