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국감]"故 백남기 부검영장 발부 판사 출석" 여야 충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사진=뉴스1

여야가 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회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故) 백남기씨 부검영장을 발부한 담당판사의 출석을 둘러싸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법사위 국감 개의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고 백남기씨의 부검영장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최근 가장 논쟁적인 이슈"라며 "영장을 발부한 판사가 직접 국정감사에 참석을 해서 영장에 부가된 조건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직접 해명해야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혼란스러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백남기씨 부검영장 부속문건 중 '압수수색의 압수수색검증의 방법과 절차에 관한 제한'이라는 문건을 대법원으로부터 입수해 공개했다. 해당 문건에는 '부검 실시 이전·진행 과정에서 부검의 시기·방법·절차, 부검 진행 경과 등에 관해 유족 측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 등이 명시돼 있다.

박 의원은 이를 놓고 "전 과정에서 유족의 동의를 구하지 못하면 집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범계 더민주 법사위 간사 역시 "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대해 많은 해석이 있다는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며 "온 국민들이 이 사안을 지켜보고 있고 영장발부 판사의 의사를 확인받고 싶어한다. 잠시라도 담당 판사가 나와서 조건과 의미를 국민 여러분들께 알려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이용주 국민의당 법사위 간사도 "한번 기각된 후추가로 조건부 영장이 발부됐는데 그 효력에 많은 의문이 있는게 사실"이라며 "여야 합의 아래 그 취지가 뭔지 확인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반면 여당은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조건이 달린 영장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부검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법사위 간사는 "법적으로 수사나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국감을 이용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 사안은 수사과정이므로 개입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본인을 불러 묻는다는 것 자체도 부적절하다"고 반대했다.

같은당 주광덕 의원은 "부검영장 문구를 봐도 첫 줄이 '사망원인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하되' 라며 이하 부가조건이 나열돼 있다"며 "부검을 하도록 한 게 명확한 해석이다. 부검실시 자체를 유족과 협의하거나 다른 단체와 협의한다는 문구는 없다"고 강조했다.

여야가 대치하자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논란이 있고 해석을 둘러싼 의견이 상반돼 어느 한 편의 손을 들어줄 수 없다"면서도 "법사위 국감에 특정 사건을 담당한 재판관을 국감장 증인으로 소환한 전례가 없다. 자칫 재판의 독립성을 해치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고 불허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26일 검찰이 신청한 백남기씨 부검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다음날 부검영장이 재청구되자 28일 '유가족 참여' 등의 조건을 달아 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