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탈을 쓴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가 26일 오후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 내 경기전 앞에서 '최순실'이라고 쓴 오리발을 들고 민중총궐기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사진=뉴스1

최근 연이어 '비선 실세 파문'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최순실 씨와 그 측근들이 모두 이름을 바꾼 '개명' 전력이 있어 화제가 되는 가운데 개명방법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명 '비선 실세 파문'의 핵심인 '최순실' 씨의 이름도 본명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필녀'라는 이름을 사용하다가, 이후 최순실로 이름을 바꾼 후 비교적 최근인 2014년에는 '최서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최순실의 딸인 '정유라' 씨도 개명한 경험이 있다. 그의 본명은 '정유연'이었다. 2014년 6월 현재 알려진 이름인 정유라로 개명했다. 또 최순실 씨의 조카인 '장시호' 씨는 최순실 씨의 바로 위 언니인 최순덕 씨의 딸이다. 최근 개명했는데 개명 전 이름은 '장유진'이었다.

그렇다면 이름을 바꾸고 싶은 모든 사람이 개명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대법원은 관련 판결을 통해 "개명을 허가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고, 범죄를 기도 또는 은폐하거나 법령에 따른 각종 제한을 회피하려는 불순한 의도나 목적이 개입돼 개명신청권의 남용으로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개명을 허가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대법원은 "이름은 통상 부모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결정돼 이름의 주체인 본인의 의사가 개입될 여지가 없어 본인이 그 이름에 대해 불만을 가지거나 그 이름으로 인해 심각한 고통을 받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그런 경우에도 평생 그 이름을 가지고 살아갈 것을 강요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도 없고 합리적이지도 않으며, 이름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주민등록번호는 변경되지 않고, 개명을 엄격하게 제한할 경우 헌법상의 개인의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개명은 헌법이 보장한 인격권·행복추구권에 근거한 이유가 충분할 경우 횟수에 제한 없이 신청할 수 있단 얘기다. 하지만 재개명 신청은 허가율이 훨씬 낮아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상당한 이유가 인정될 경우에만 법원이 개명허가를 내주기 때문이다.

개명을 위해선 법원에 신청한 후 허가를 받아 개명신고를 하면 된다. 개명허가를 받기 위한 신청은 개명하려는 사람 또는 법정대리인이 해야 한다.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신청하면 된다.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고 나서 최종적으로 이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를 개명신고라고 한다. 가족관계등록부에 기록된 이름을 바꾸기 위해 법원의 허가를 받은 후 시(구)·읍·면의 장에게 신고하는 것이다. 개명신고는 신고인의 등록기준지 또는 주소지나 현재지에서 할 수 있다. 개명 허가를 받고 나면 그 허가서의 등본을 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실제 개명신고를 해야 한다. 김재형 대법관의 경우처럼 이름에 쓰인 한자만 바꾸는 개명절차도 일반 개명절차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