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 썬코어 회장 /사진=뉴스1

400억원대 회사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썬코어 대표 최규선씨(56)가 1심에서 징역 5년에 벌금 10억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최씨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홍걸씨에게 돈을 건네고 각종 이권을 따낸 '최규선 게이트'의 장본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심담)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5년에 벌금 10억원을 선고했다. 최씨가 운영했던 자원개발업체 유아이에너지는 벌금 10억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최씨의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총 430억원 상당의 횡령·배임 혐의 중 196억여원만 인정하고, 나머지 234억여원은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무죄로 본 것이다.

재판부는 "최씨가 상장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운영하면서 회사 자금을 유용했다"며 "대부분의 피해변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씨가 금융감독원에 위조된 증거를 제출하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선고 후 "눈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실명만은 막을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 달라"고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눈 수술과 치료 부분은 구속 이후에도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며 영장 집행을 결정했다.

최씨는 2007년 11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유아이에너지가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와 이동식 발전설비 공급계약을 맺고 받은 공사대금 2700만달러(당시 환율로 약 263억원)를 7차례에 걸쳐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타 법인에 자금을 빌려준 것처럼 속여 45억원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와, 단기대여금을 가장해 자신이 운영하던 현대피앤씨의 자금 107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최씨는 개인적 빚을 갚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자금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해 외부감사 회계법인과 금융감독원, 서울지방국세청에 조작된 계좌거래 내역을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최씨는 2011년 10월 유상증자를 앞두고 호재성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최씨는 '최규선 게이트' 당시 홍걸씨에게 3억원을 건넨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2003년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대사에게 로비를 해 영사관 신축공사를 수주받게 해주겠다며 한 건설사에서 5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추가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