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사진=뉴스1

최순실씨(60·구속기소)와의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각종 문화계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47) 등에 대한 사건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에 배당됐다.

형사합의29부는 앞서 '국정 농단' 파문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에 대한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재판부다.

법원 관계자는 28일 "차씨 등은 최씨, 안 전 수석 등과 공범관계에 있는 공소사실로 기소돼 관련 사건이 진행 중인 형사합의29부에 배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씨 등의 사건을 맡은 형사합의29부는 원래 성범죄·아동학대 사건을 전담하는 재판부지만 일반 사건으로 분류된 사건들도 다수 맡고 있다. 이 재판부는 현재 수십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구단주 이장석 대표 사건과, 자원외교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신종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 사건 등을 심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8년간 미성년 제자를 상대로 성폭행 등을 일삼은 서양화가에게 징역 13년의 중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일반적인 형사재판의 경우 재판부가 배당되면 2~3주 이내에 첫 심리가 진행된다. 차씨 등의 첫 재판은 다음달 중순쯤 시작될 전망이다. 1심 재판에서의 구속기간이 최장 6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될 차씨 등에 대한 1심 선고 결과는 내년 상반기 내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차씨는 측근인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8) 등과 함께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포스코그룹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 지분을 빼앗기 위해 우선협상자였던 중소 광고업체 컴투게더를 압박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 가담한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 플레이그라운드 대표 김홍탁씨, 모스코스 사내이사 김모씨 등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차씨는 또 박근혜 대통령,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구속기소) 등과 압력을 행사해 이동수 전 KT 통합마케팅 본부장을 이 회사 임원으로 취직시키고, KT의 광고일감을 몰아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외에도 차씨는 자신의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가 2014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의 문화행사 계약을 따내도록 해 2억86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와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아프리카픽처스의 자금 1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별개로 송 전 원장은 지난해 5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주한 LED사업을 수주받게 해주는 대가로 한 공사업체로부터 수개월간 총 38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다.

한편 차씨 등의 첫 재판기일은 아직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최씨 등에 대한 사건의 첫 재판은 다음달 13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