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1

새롭게 문을 연 서울회생법원의 이경춘 초대 원장(58·사법연수원 16기)이 "서울회생법원을 출범시킨 국민의 뜻을 무겁게 새기고 주어진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2일 오전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열린 개원식 인사말에서 "우리 모두가 매우 어려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는 역사의 순환이고 지혜를 모은다면 분명히 극복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서울회생법원은 국민의 기대에 온전히 부응해야 한다"며 "우리 사회가 회생·파산 전문법원을 새로 설치하는 것을 허락하면서 요구한 바는 변화된 경제 여건과 상황에 맞는 회생·파산 업무의 수행이라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이 원장은 한 차원 높은 기업회생절차와 파산절차를 강구하는 것과 과도한 가계부채를 신속하게 정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1차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 업종에서 한계기업 비율이 계속 증가하고, 1344조원 이상의 가계부채가 발생해 있는 현 상황에서 효과적인 구조조정 등을 통하지 않고서는 재기가 불가능한 기업과 개인채무자가 신속히 재기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또 중소기업 분야에서 대상 기업의 인적·물적 여건을 감안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것과 국제도산 분야에서 신속한 지원 결정을 하고 국제적 협력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개원식에 참석한 양승태 대법원장(69·연수원 2기)은 "국가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새 전문법원을 설립해 사법부에 그 운영을 맡긴 데 대한 막중한 책임이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국민의 기대와 여망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회생법원은 기존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서 독립했다. 기존 30명에서 35명으로 인력이 늘었고 조직이 세분화됐다. 채권조사확정과 부인청구를 담당하는 전담재판부도 신설됐다. 채권조사확정은 회생·파산 사건에서 채무자의 빚이 얼마인지를 산정하는 것이고, 부인청구는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손해인 것을 알면서 재산을 제3자에게 넘기는 등의 행위를 했을 때 그 행위의 효력을 없애달라는 요구를 하는 것을 뜻한다.

서울회생법원은 채무자별 특성을 감안해 맞춤형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업무를 추진할 방침이다. 대규모 기업이 회생절차를 밟게 됐을 때 채무자도 사전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한국형 프리패키지' 제도를 적극 활용한다. 이 밖에 중소기업 분야에서 회생컨설팅사업을 강화하고, 회생법원 1층에 'New Start 상담센터'를 개설해 전문가의 무료 상담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개원식에는 양 대법원장과 이 원장을 비롯해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이창재 법무부장관 직무대행, 임종룡 금융위원장,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