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문의 02-724-7792

법 뉴스

"존경하는 재판장님" 반성문 안 먹혔다…성범죄 꼼수감형 효과 '빵점'

/사진=뉴스1

# 헤어진 전 연인을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재판부에 합의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합의서의 진정성을 의심해 피해자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했다. 피해자는 "보복이 두려워 합의서를 작성해줬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사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고 재판부는 징역 5년과 접근금지를 선고했다.

# 학원을 운영하던 B씨는 미성년자인 학원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일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피해자들과 합의한 성관계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B씨의 주장을 부적절한 감형 시도로 보고 엄벌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B씨가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성범죄 사건 피고인들의 '꼼수 감형' 시도가 이어지면서 검찰과 법원이 칼을 빼들었다. 감형 패키지를 내건 로펌이 성행하고 성범죄자를 위해 반성문을 대필해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지만 정작 재판에서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대검찰청 공판송무부(검사장 김선화)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보고된 주요 성범죄 사건 판결문 91건 가운데 법원이 반복적인 반성문 제출이나 기부 자료를 근거로 피고인의 '진지한 반성'을 인정한 사례는 없었다.

또 피고인의 반성이 감형 사유로 반영된 경우는 범행을 자백한 뒤 피해자와 합의한 경우, 공탁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경우, 초범인 경우 등으로 27건에 불과했다.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피고인이 한 변명이나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태도 등을 근거로 반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한 판결은 35건으로 집계됐다. 자백만 했을 뿐 합의나 피해 회복을 하지 않아 아예 '반성'이라는 말이 빠진 판결문은 29건이었다.

대검은 "양형기준상 '진지한 반성'은 범행을 인정한 구체적 경위와 피해 회복 또는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 여부 등을 조사·판단한 결과 피고인이 범행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의미한다"며 "단순한 기부 자료나 교육 이수증, 반복적 반성문 제출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검 공판송무부는 앞으로도 양형 조사를 철저히 해 '꼼수 감형' 시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성범죄자들이 인터넷 카페 등에서 감형 자료 목록을 공유하면서 반성문, 기부 자료 등을 양형 자료 명목으로 무분별하게 법원에 제출하며 감형을 시도하는 사례가 있다"며 "부당한 양형 자료가 감형 사유로 참작되지 않고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목록
 
모든 법령정보가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