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1심 선고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이날 법정 출석 전 후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시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선고일로부터 2년간 집행을 유예한다."

15일 오후 3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311호 법정. 재판장인 한성진 부장판사가 주문을 낭독하는 순간 방청석에서 탄식이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가 기소된 지 약 2년 2개월 만에 나온 순간이었다. 오후 2시40분쯤 시작한 재판은 20여분만에 종료됐다.

남색 정장에 회색 넥타이 차림을 한 이 대표는 주문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 뒤 한참 동안 무표정으로 서서 재판부를 응시했다. 이 대표는 선고가 끝나고 한 부장판사가 퇴정한 뒤에도 수 초 동안 멍하니 판사들이 앉아있던 법대를 바라봤다. 이후 이 대표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변호인과 악수했다.

같은 시간 이날 현장에 모인 70명가량의 민주당 의원도 선고 결과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의원은 두 손으로 입을 막고 놀란 표정을 내보였고 눈시울이 붉어진 채 허공을 응시하는 의원도 있었다. 일부 유튜버는 "징역이 나왔다"고 외쳤다.

이 대표는 법원 직원의 안내에 따라 취재진과 방청객이 모두 퇴정할 때까지 기다리다 법정을 빠져나왔다. 선고 전인 오후 2시15분쯤 웃으며 법원에 도착했던 이 대표는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나올 줄 예상 못한 듯 선고 이후 입을 꾹 다문 채 취재진 앞에 섰다.

이 대표는 선고 결과에 대해 "기본적인 사실 인정부터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며 "항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의 유죄 판단 및 형량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법원을 떠났다.

민주당 의원들에게는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의원들은 이 대표가 법원을 떠나는 길을 침묵으로 배웅했다. 의원들과 함께 법원 앞에서 이 대표를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지지자들은 "정치 판사 탄핵하라", "법이 죽었다", "대한민국 판사 창피한 줄 알아" 등을 외쳤다. 이 대표가 차량에 탑승할 때쯤엔 "힘내세요"라 말하거나 이 대표의 이름을 연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서울중앙지법 앞 법원로 5차선 도로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서는 "이겼다" 등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두 손을 들고 만세를 외치거나 애국가를 제창했다. "이재명 구속"을 반복적으로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