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 촉구 탄핵추진 비상시국대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 야당 대표 및 의원들과 당직자, 보좌진, 당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04.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현직 판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쿠데타 시도"라며 "법원 차원의 강력한 경고를 표명해야 한다"고 4일 밝혔다.

재경지법 소속의 박 모 판사는 이날 오전 법원 내부망(코트넷)에 올린 글에서 "어떤 이유를 붙이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판사는"누구나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고 불법적으로 구금되지 않는다는 믿음을 저버리며, 헌법을 통해 국민 모두가 합의한 최소한의 민주적 기본질서를 짓밟은 폭거"라고 했다.

박 판사는 특히 "계엄사령부 포고령에 '포고령 위반자를 영장 없이 체포·구금·압수수색 할 수 있다'는 내용은 법원의 기본적인 권능을 무시하려 한 것"이라며 "이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법권 독립에 대한 침해"라고 밝혔다.

이어 "위헌적인 쿠데타 시도에 대한 법원 차원의 최소한 조치로써 대법원장이 강력한 경고를 표명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에도 법원은 사법권 독립을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지키며 어떤 형태의 헌정질서 파괴 시도에 대해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법원 안팎에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조희대 대법원장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때일수록 사법부가 본연의 임무를 더 확실하게 하겠다"며 "사법부는 국민이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전날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조 대법원장 지시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과 배형원 차장, 실장급 간부와 심의관 등을 소집해 계엄 관련 긴급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약 3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재판 관할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에서 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되면서 계엄령 효력 등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