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 5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촉구·탄핵추진 비상시국대회' 에 참석한 가운데 이재명 대표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탄핵 결정이 나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헌법재판관 인원 9명 중 3명이 공석인 상황에서는 탄핵 심리가 가능하지만 탄핵 여부 결정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추후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의결돼 직무가 정지되고, 재판관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 여러 절차를 거친 뒤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판관을 임명한 이후에야 본격적인 심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등 6개 야당은 4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기 위해서는 국회 재적 의원(300명) 과반수가 필요하고,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탄핵안은 발의 후 다음 본회의부터 보고할 수 있어 야권은 이날 자정을 넘기면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5일 탄핵안이 본회의에 보고되면 국회법에 따라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탄핵 소추 여부를 무기명 투표로 표결해야 한다. 국회가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키면, 헌재가 심리를 거쳐 파면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탄핵 결정은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전원이 찬성해야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가능하다. 현재 헌재는 재판관 3명이 공석으로 '6인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6인 체제로 탄핵 사건 심리는 가능하다. 헌재법상 재판관 7인 이상이 출석해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는데, 헌재가 지난 10월 해당 조항의 효력을 정지시키면서 6인 체제에서도 탄핵 등 심판이 가능해졌다.

다만 대통령 탄핵은 국가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현 6인 체제로 결론을 낸다면 논란의 여지가 크다. 탄핵안이 통과될 경우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므로 국회는 권한대행 체제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을 추천한 뒤 권한대행 명의로 임명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후임 재판관 선임을 서두르고 있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정계선 서울서부지방법원장(27기), 마은혁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29기)를 야당 몫 재판관 후보로 추천했다. 헌법재판관은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는데, 인사청문회 등 관련 절차를 거칠 경우 상당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민주당 계획대로 탄핵 소추가 이뤄질 경우 윤 대통령 권한이 정지돼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을 맡게 되는데, 권한대행이 헌재재판관 임명해야 탄핵 인용 여부 결정도 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헌법 전문가인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권한대행은 현상 유지에 필요한 권한만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하지만 권한대행이라도 헌재 마비 사태를 해소시켜야 한다. 불가피한 조치이기 때문에 (권한대행의 재판관 임명은) 정당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