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열린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인근 도로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가 18일 오후 6시50분 종료됐다. 이날 오후 2시 서울서부지법 주말 당직판사 차은경 부장판사(사법연수원 30기) 심리로 심사가 시작된 지 4시간50분여 만이다. 현직 대통령 신분인 점을 고려해 역대 최장 심사시간(10시간6분)을 경신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내란 혐의가 비교적 뚜렷해 심사가 빨리 마무리된 것으로 풀이된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나올 수 있지만 자정까지 남은 시간을 감안하면 오는 19일 나올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발부 당시 청구부터 발부까지 33시간이 걸렸던 점에 비춰보면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당시 이순형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공수처가 지난달 30일 0시에 청구한 체포영장을 약 33시간여 지난 31일 오전 9시쯤 발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심사에서 오후 4시35분부터 5시15분까지 40분 동안 발언 기회를 얻어 직접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심문 종료 직전에도 5분 동안 최종발언을 했다. 재판부(서울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가 그만큼 윤 대통령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변호인 석동현 변호사에 따르면 오후 5시20분 휴정 전까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차정현 부장검사 등이 2시15분경부터 3시25분까지 70분 동안, 윤 대통령 측에선 김홍일·송해은 변호사가 3시25분부터 4시35분까지 70분 동안 준비한 PPT로 각각 구속영장 발부와 기각 필요성을 주장했다. 오후 5시40분부터 재개된 심사는 1시간여 더 이뤄진 뒤 마무리됐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윤 대통령은 다시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구인피의자 대기실에서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윤 대통령은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구속되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구속기간은 최장 20일로 다음달 초까지 구속된다. 이후 검찰이 구속 기소하면 1심에서 6개월, 2심에서 6개월씩 구속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

영장실질심사에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경우 오전 10시 심사를 시작해 오후 8시6분쯤 종료해 10시간6분이 걸렸다. 심사를 마친 후 약 7시간이 지난 이튿날 오전 5시에 영장이 발부됐다. 당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는 130여쪽 분량이었다.

역대 두 번째로 심사가 오래 걸린 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2023년 9월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와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대표는 오전 10시7분부터 오후 7시24분까지 9시간17분 동안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법원은 약 5시간 뒤인 이튿날 오전 2시24분쯤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서는 142쪽 분량이었다.

서 전 실장 전까지 역대 최장 기록은 2017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8시간42분 동안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