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 법원, 로고, 법원로고 /사진=김현정

검색 순위 조작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1600억원대 과징금과 시정명령 등을 부과받은 쿠팡에 대해 대법원이 일부 제재의 효력을 정지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 7일 공정위가 법원의 집행정지 일부 인용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재항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

집행정지는 행정청 처분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 처분 효력을 잠시 멈추는 결정이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 판단에 법 위반 등 6가지 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면 계속 심리하지 않고 기존 결정을 확정하는 절차다.

앞서 공정위는 쿠팡이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체 브랜드(PB) 상품과 직매입 상품 등 자사 상품 6만여 개 '쿠팡 랭킹' 순위를 부당하게 높였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1628억원을 부과했다. 이는 국내 유통사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쿠팡은 이에 불복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가처분 성격의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냈다.

2심인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지난해 10월 쿠팡의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해, 공정위 시정명령의 효력을 본안 선고 후 30일까지 정지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날 대법원의 판단은 해당 2심 판단이 유지된 것이다.

2심은 "시정명령으로 인해 쿠팡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그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며 "공정위의 소명자료만으로는 효력 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과징금 납부 명령에 대해선 쿠팡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쿠팡이 제출한 소명자료만으로는 명령으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거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