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단이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등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수처가 윤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를 진행하면서 서울중앙지법에 압수수색영장 등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일이 있는데도 국회에 그런 일이 없다고 밝혔다는 이유에서다.

대통령 변호인단은 21일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오 처장 외 3명을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재승 공수처 차장과 차정현 부장검사, 수사기획관이 함께 고발됐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공수처에서 국회에 보낸 문서의 발신인이 수사기획관이어서 성명불상자인 수사기획관도 고발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수처 수사기획관은 공석이었다가 약 1주일 전부터 차정현 부장검사가 직무대리 역할을 맡고 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기록 7만쪽을 확인한 결과 공수처가 지난해 12월6일 윤 대통령을 피의자로 명기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이 됐고 같은 날 윤 대통령에 대해 청구한 통신영장도 기각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앞서 공수처에 "윤 대통령 사건 관련해 체포영장 이외에 압수수색영장, 통신영장 등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한 적이 있느냐"고 질의를 했고 공수처는 "그런 일이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공수처가) 명백한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했다. 공수처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압수수색영장과 통신영장이 기각되자 지난해 12월30일 체포영장과 압수수색영장을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했다. 서부지법으로 영장 쇼핑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입장은 주장일뿐 공수처가 실제로 영장 발부 가능성이 높은 법원을 찾아 영장을 청구했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간 공수처는 "사건 관계인 주거지 및 범죄 행위가 서울서부지법 관할에 속한다고 판단해 영장을 청구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해 왔다.

공수처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공수처는 서울중앙지법에 윤 대통령 외 3인, 윤 대통령 외 4인을 피의자로 하는 압수수색영장 및 윤 대통령 등 32인에 대한 통신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영장 기각 사유는 '동일 또는 유사 내용의 영장이 중복 청구되고 있어 각 수사기관 간 협의를 거쳐 중복되지 않도록 조정해 청구하는 등 조치를 취해달라'는 내용과 '경찰과의 공조수사본부에서 향후 수사조율 여부를 밝혀 다시 영장청구를 할 것이 기대되는 점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는 기각한다'는 내용"이라며 "기각 사유 중 공수처에 내란 혐의 수사권이 없다는 내용은 전혀 없다"고 했다.

공수처는 또 "서울중앙지법에 윤 대통령을 대상자로 체포 및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실은 없다"며 "영장 관할 및 수사권에 대한 부분은 여러차례 영장 재판을 통해 아무 문제가 없었음을 확인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서울서부지법이 공수처가 청구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과 수색영장, 구속영장을 모두 발부하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 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통상 공수처는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을 청구해 왔다는 점에서다. 이 밖에 공수처에 내란 혐의에 대한 수사권이 없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청한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머니투데이에 "영장이 관할 문제로 기각됐다면 다른 법원을 찾아 다시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 영장 청구의 필요성 및 상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이 된 경우라면 통상 보강 수사를 해 동일 법원에 청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다른 법원을 찾아 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흔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