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헌법재판소가 다음달 중순쯤 선고기일을 열 가능성이 커졌다. 만약 탄핵이 인용된다면 오는 5월 중순에 대선이 치러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대통령 불소추 특권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유력한 대권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러 건의 형사 재판을 받고 있어서다. 이 대표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이 모두 중단된다는 주장과 이미 기소된 사건인 만큼 재판이 계속 이어진다고 봐야 한다는 해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전날 윤 대통령 탄핵 심판 10차 변론을 마무리하면서 "오는 25일 윤 대통령 최후진술 등을 듣고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탄핵심판은 변론 종결 뒤 2주가 지나면 선고가 이뤄진다. 윤 대통령 파면 여부는 다음달 둘째 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헌법은 대통령이 파면된 뒤 60일 이내에 새로운 대선을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에 최근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이 확정 판결을 받기 전 대통령으로 선출되면 해당 재판이 그대로 계속 진행되는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이 대표가 처한 상황에 대한 각자의 해석을 밝하고 있는 것이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은 형사 재판에 넘겨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대통령 재직 중에 새로 기소를 할 수 없을뿐 이미 시작된 재판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나온다. 소추를 있는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논리다.

익명을 요구한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헌법 조항의 취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법은 문헌 그대로 해석을 해야지 확대해석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라며 "헌법은 명확히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소만 할 수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1심에서 유죄 판결까지 나온 상황이고 그대로 확정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하면 예비 범죄자에게 대통령직을 맡겨야 한다는 것인데 적절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반면 소추는 재판 진행도 포함하는 개념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소추는 곧 공소제기만을 뜻한다는 점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헌법 조항의 목적을 고려한, 실질적 해석을 해봐야 한다는 논리다.

김대환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해당 조항이 지니는 기능적·목적적 취지를 중시해야 한다"며 "취지는 대통령이 국정 수행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형사 절차에서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형사 재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서는 것은 국정 운영에 심대한 부담을 주기 때문에 해당 규정의 기능을 충분히 살리는 해석이 필요하다"며 "이 해석은 윤 대통령을 살리느냐, 이 대표를 살리느냐의 해석이 아니라 헌법을 살리는 해석"이라고 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는 아직 학계에서도 확립된 다수설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딱히 선례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아무런 선례가 없기 때문에 양 쪽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라며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 이 대표와 관련된 주요 재판을 신속히 확정지어 혼란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 형이 그대로 확정되면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인데 재판부는 이달 말 재판을 마무리하고 다음달 중 선고를 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이 밖에도 위증교사 혐의,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법인카드 유용 혐의 등으로 각각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19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재판이) 정지된다고 보는 게 다수설"이라고 말했다. 또 선거법 재판 2심 결과가 출마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문제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