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을 선포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 앉아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9시57분쯤 법정에 들어섰다. 법정 안은 찰칵찰칵대는 카메라 셔터 소리로 가득 찼다. 윤 전 대통령의 법정 내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되는 탓인지 엄숙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방청객들 시선은 피고인석으로 향하는 윤 전 대통령에게 쏠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차 공판을 진행했다. 과거 전두환·노태우·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판받았던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렸다.

피고인석을 향하는 윤 전 대통령을 보며 변호인들은 모두 기립했다. 남색 정장에 빨간 넥타이를 맨 윤 전 대통령은 변호인단을 보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윤 전 대통령은 자리에 앉은 채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했다.

윤 전 대통령은 긴장한 듯 보였다. 아무 말 없이 앞을 보고 있다가도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방청석 방향이나, 카메라 방향을 흘끗 바라보기도 했다. 카메라가 있는 쪽을 길게 바라보진 않았다.

오전 10시 재판부도 법정에 들어왔다. 지 부장판사는 자리에 앉아 "피고인 의견을 묻는 등 필요한 절차를 밟은 후 국민 관심과 알권리 등을 고려해 이전 유사 사건과 마찬가지로 공판 개시 전에 한해 법정 촬영을 허가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앞만 보고 있던 윤 전 대통령은 카메라가 철수하는 모습을 묵묵히 바라봤다. 그제야 변호인단에게 다시 말을 걸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대법원 규칙에 따르면 재판장은 피고인의 동의가 있는 경우, 혹은 동의가 없더라도 공익에 부합한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에 한해 법정 내부 촬영 신청을 허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법정 내 촬영을 허가했다. 다만 이날 생중계는 불가능했다. 또 청사 관리를 담당하는 서울고법이 지하 주차장을 통한 출입을 허용하면서 윤 전 대통령의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도 외부에 노출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재판은 지난 공판기일에 이어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과 김형기 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중령)의 증인 신문이 이어진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공판과 달리 오전에 진행된 증인신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을 감고 꾸벅거리는 등 잠시 조는 모습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