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ㆍ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5.26/사진=뉴스1(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비상계엄 선포 당시 '특전사(편의대) 2개 조를 국회와 더불어민주당사로 보내라'고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상현 특전사 1공수여단장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여단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시간인 오후 10시27분 이전에 두 차례(오후 10시21분, 오후 10시25분) 곽 전 사령관과 통화했다. 이 여단장은 "21분에 통화할 때는 곽 전 사령관께서 '출동 대비 태세를 갖췄냐'고 출동 대비 태세에 이상이 없는지 통화했고 25분에는 '편의대 2개 조를 국회와 민주당사로 보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 여단장은 당시 곽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으면서 메신저를 남겼기 때문에 시간을 기억한다고 했다. 편의대란 현역 군인이 군복이 아닌 사복 차림으로 첩보·정보 수집 활동을 하는 부대를 일컫는다.

그러면서 "(곽 전 사령관이) 1개 대대는 국회의사당, 1개 대대는 국회의원회관으로 보내라고 했고 건물에 있는 인원을 밖으로 내보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비상계엄 선포 당시 이 여단장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도 공개됐다. 이 여단장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6분 뒤인 오후 10시33분 '군수처 탄약 불출 준비'라고 텔레그램을 통해 지시했는데 이는 자신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 여단장은 "대대를 출동시키라고 했고 대대는 특이한 훈련 작전 때는 탄약 휴대가 기본이기 때문에 지시되지 않았지만 우선적으로 선조치 해야겠다는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접경지역 근무할 때 (경험상) 작전 시 탄약 불출이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병력은 준비됐는데 탄약 불출이 잘 안돼 작전 실패한 경우가 많아 지시한 것"이라 설명했다.

검찰이 '(국민의힘 당사에는 안 보내고) 민주당사에만 편의대를 보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했냐'고 질문하자 "임무를 부여받고 얼마 뒤 계엄이 선포됐을 때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답했다.

이 여단장은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인 12월1일 오후에는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북한 도발 가능성 높아졌으니 사흘 뒤에 예정된 제주도 훈련 연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이후 야외 훈련을 중단하고 부대 내에서 대기하며 훈련을 지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곽 전 사령관이) 임무를 줬을 때 북한의 도발 및 테러가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에 따른 군사적 조치를 시행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이날도 지상을 통해 서울법원종합청사에 출석했다. 포토라인을 마주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윤 전 대통령은 오전 재판에 출석하면서 "국민의힘에서 외부 활동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 나오는데 계속하실 건가" "이번 대선에도 부정선거 있을 거라 보시는지" "부정선거 관련 영화 왜 봤나" "대선 전 탈당은 왜 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답하지 않았다.

휴정 후 오후 재판에 출석하면서 "오후 재판에서 국회의원 끌어내라고 했다는 지시 증언 나올 것 같은데 여전히 부인하는지" "언론 질문에 답을 안 하고 있는데 한 말씀 부탁드린다" "지지자들에게 하실 말씀 없나"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걸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