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미, 조한창 헌법재판관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열린 조지호 경찰청장 탄핵심판 변론준비기일에 참석해 있다. 2025.07.01. /사진=뉴시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탄핵소추 된 조지호 경찰청장 측이 탄핵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에서 "대통령, 계엄사령관의 직권남용 피해자라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회 측은 형사재판 결과를 보고 탄핵심판을 내려달라는 취지로 주장한 반면 조 청장 측은 새로운 청장 임명을 위해서 빠른 결론을 요청했다.

조 청장의 대리인은 1일 헌재에서 열린 변론준비일에서 "국회를 전면 통제하는 데 70개 중대와 220대 가량 버스가 동원돼야 한다. 근데 당시 동원된 경찰은 6대 중대 300여명만 국회를 관리했다"며 "이는 우발 상황에 대비한 최소한의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조 청장 측은 국회 출입 통제에 대해선 통제를 사실상 방치함으로써 국회 계엄해제 의결에 조력했다는 입장이다. 조 청장 측은 "국회 출입 통제 못 하겠다고 사실상 거부했으나 포고령 발령됐으니 법적 근거에 따라 완벽하게 통제해달란 요청을 받았다"며 "그에 따라 통제 이뤄지긴 했으나 정문에서만 통제 이뤄지고 월담은 통제하지 않았다"고 했다.

국회 측이 청구한 조 처장의 탄핵소추 사유는 △비상계엄 당시 국회 봉쇄와 국회의원 출입 통제로 계엄 해제 요구권·대의민주주의 침해 및 내란 △선거관리위원회 청사 및 선거연수원 출입 통제로 경찰 최고 책임자로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11·9 전국노동자대회 집회 진압이다.

국회 측은 탄핵소추 사유와 관련한 주장 요지를 내놓는 대신 법원에서 진행 중인 조 청장의 형사재판 사건 결과를 보고 탄핵심판 결론을 내려달라는 취지로 요청했다.

국회 측 대리인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는 형사재판이 아직 시작되지 않고 기약이 어려운 상황이라 내란죄 성립 여부를 쟁점으로 다투지 않은 것으로 추측한다"며 "조 청장의 경우 내란죄 성립 여부가 크게 다퉈지고 있고 핵심적 사안이라 (법원에서) 실체적 판단을 받아보고 재판관께서 판단하시고 절차적으로 반영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조 청장 측은 비교적 빠른 결론을 내려달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조 청장 측은 증인 규모 등을 고려해 진행 중인 형사재판이 내년 상반기쯤 결론이 날 것 같다고 전했다.

조 청장 측은 "피청구인(조 청장) 입장에서 (경찰청) 조직 수장으로서 조직을 아끼고 새 대통령이 옴에 따라 새로운 청장을 임명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서 새롭게 일을 하려면 경찰청장 자리도 누군가 임명을 받아야 하는데 탄핵심판이 걸림돌이 될까봐 걱정된다"고 밝혔다. 조 청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새로운 경찰청장을 임명할 수 없다. 탄핵심판 중에는 사직 등 인사 조치가 불가능하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22일 오후 3시 다음 변론준비기일을 연다. 조 청장은 지난해 12월12일 국회에서 탄핵소추돼 직무가 정지됐다. 경찰청장이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