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사진=뉴시스

고 채수근 해병 순직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외교부 서울청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채 해병 특검팀의 정민영 특검보는 6일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이날 아침부터 외교부 서울청사 일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대사 임명 범인 도피 혐의와 관련해 외교부에서 보관하고 있는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압수수색"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채 해병 사건 외압 의혹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이후 호주대사로 임명되고 출국하게 된 과정에 위법성이 없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순직해병특검법은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출국·귀국·사임 과정 불법행위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 법무부, 외교부의 은폐·무마·직권남용과 이와 관련한 불법행위를 수사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이 공직에서 물러난 뒤 지난해 3월 호주대사로 지명된 이 전 장관에게 출국금지 해제 신청서를 전송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윤석열 정부 시절 법무부 및 외교부 관계자들이 이 전 장관 도피에 관여했단 의혹을 밝히기 위해 이 전 차관을 비롯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 박행열 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장과 이재유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장의 휴대전화와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의 채 해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에 대한 수사도 현재진행형이다. 특검팀은 7일 오후 2시 김철문 전 경북경찰청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다. 특검팀은 김 전 청장을 상대로 경북경찰청에서의 채 해병 사건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정 특검보는 "김 전 청장은 채 해병 수사 결과 보고를 받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 불송치 결정하고 그 외 여단장 및 대대장 등 6명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있단 이유로 검찰에 송치했다"며 "채 해병 사건에 대한 경북경찰청의 조사 과정에 외압 등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수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 예정됐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전 경호처장)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미루기로 했다. 김 전 장관 측은 전날 "하루 전 통보받은 일정으로 변호인 조력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이에 특검팀은 조사 일정을 조율해 김 전 장관이 수감 중인 서울 동부구치소에 방문 조사를 할 예정이다. 정 특검보는 "김 전 장관의 공판 일정 등을 고려해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특검팀이 가서 조사하기로 했다. 변호인 쪽에서 그렇게 요청했고 참고인 신분이기도 해 못 받아들일 요청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2023년 7월31일 일명 'VIP 격노' 회의에 참석했다. 당시 그는 경호처장이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전 장관을 제외한 해당 회의 참석자 전원을 대면 조사했다. 이들 중 일부에게서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특검팀은 김 전 장관을 상대로 VIP 격노 의혹을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와 수사외압 의혹 등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