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사진=뉴시스

고 채수근 해병 순직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포렌식 조사를 진행한다.

채 해병 특검팀의 정민영 특검보는 19일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특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과 관련해 오는 20일 조 전 장관을 불러 압수물 선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 4일 조 전 장관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 6일에는 외교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조 전 장관은 이 전 장관이 호주대사에 임명됐을 당시인 지난해 3월 외교부 장관이었다.

정 특검보는 "이 전 장관은 특임 공관장으로 호주대사에 임명됐는데 외교부는 이 과정에서 공관장 자격심사를 비롯해 호주대사 임명과 출국, 귀국, 사임 관련 실무를 담당한 부처"라며 "조 전 장관은 외교부 수장으로 범인도피 및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됐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의 신분은 피의자다.

특검팀은 그간 외교부 실무자를 상대로 이 전 장관 공관장 자격심사 등 외교부 업무처리 전반에 대해 조사해 왔다. 특검팀은 조 전 장관을 상대로 이 전 장관이 호주대사로 임명되는 과정에서 어떤 내용을 보고받고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부터 채 해병 사건 수사외압 핵심 인물인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유 전 관리관은 경찰에 이첩된 채 해병 순직 사건 초동 조사 기록을 회수하고 국방부 검찰단의 재수사 과정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유 전 관리관은 수사외압 과정에서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과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 등 대통령실 및 국방부 관계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엔 김 전 단장을 추가로 불러 조사한다. 김 전 단장은 앞서 13일, 15일, 16일, 17일 네 차례 피의자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정 특검보는 이날 "(김 전 단장을 상대로) 수사할 게 많아 진행 상황을 봐야겠지만 추가 조사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단장은 2023년 8월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채 해병 사건 초동 조사 기록을 무단으로 회수했단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20일 염보현 군검사(소령)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한다. 염 군검사는 채 해병 초동 조사를 이끌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항명 혐의로 기소한 인물이다.

같은 날 임 전 비서관에 대한 추가 조사도 진행된다. 임 전 비서관은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VIP 격노' 의혹이 제기된 2023년 7월31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한 인물이다. 채 해병 순직 사건 당시 현장 지휘관 중 한 명인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에 대한 피의자 조사도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