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 해병 특검'(이명현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채 해병 순직 당시 해병대 최고 지휘관이던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 조사를 받는다. 특검팀이 김 전 사령관을 부른 건 지난 7월 모해위증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이후 약 1개월 만이다.

채 해병 특검팀의 정민영 특검보는 12일 오전 브리핑에서 "이날 아침부터 김 전 사령관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김 전 사령관은 채 해병 사망 사건 당시 해병대 수장으로 해병대수사단의 초동 수사 결과 보고 및 이첩 보류·회수 등 일련의 과정에 깊이 관여한 당사자"라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모해위증 혐의에 대해 전반적으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조사는 늦은 시각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사령관은 채 해병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이른바 'VIP 격노설'을 처음 전달해 수사외압을 가한 의혹을 받는다. 김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수사외압 의혹을 밝혀낼 핵심 인물로 평가된다.

특검팀은 지난 7월7일과 17일 두 차례 김 전 사령관을 불러 조사했다. 이후 지난달 18일 모해위증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사령관은 지난달 22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령관은 이날 특검 사무실에 들어가면서 취재진으로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를 알면서 왜 모른다고 했는지" "격노를 알고 있었다고 입장을 바꾼 이유는 무엇인지" 등 질문을 받았으나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와 별개로 특검팀은 '구명 로비 창구' 의혹을 받는 김장환 목사에게 오는 17일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으라고 통지했다. 특검팀은 오는 17일에도 김 목사가 조사에 불응할 경우 체포 영장 청구 등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특검팀은 김 목사에게 두 차례 참고인 소환 조사 일정을 통지했다. 다만 김 목사는 특검팀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목사는 해병대원 순직 사건 초동 수사 기록에 혐의자로 적시된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을 구명하기 위해 대통령실 등에 로비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오는 14일 이충면 전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도 추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이 전 비서관은 격노설과 관련해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번에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피성 호주대사 임명 의혹과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