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로스쿨을 통해 특권층이 특혜를 받아 소위 '금수저 물려주기'를 하고 있다는 '현대판 음서제'논란이 대표적이다. 로스쿨에 대한 비판이 설득력을 갖는 것으로 비춰지는 이유는 구조적으로 입학과정에서 로스쿨의 자의적인 선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015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자료로 로스쿨 입학생 대부분이 '20대'라는 조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지난 5년간 전국 로스쿨 입학생 82.4% 가 30세 이하였고 25세 이하 비율도 30%를 넘어섰다.

특히 이른바 SKY로스쿨인 서울·연세·고려대는 각 97.8%, 96.2%, 99.5%를 기록해 사실상 30세 이상은 안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로스쿨 진학을 위한 법학적성시험 (LEET) 응시자 중 30대 이상의 비율이 4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30대 이상 지원자의 로스쿨 합격률이 30대 미만에 비해 크게 낮은 셈이다.


◇로스쿨 입학사정, 교수들 '마음대로'…외부 견제 없어 '음서제' 논란 자초

그간 로스쿨 입학이 '자의적' 잣대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는 비판이 있었고, '연령'에 대해선 '어릴수록 선호한다'는 세간의 의심이 사실상 실증된 셈이다.

사회경험이 전혀 없는 20대 판사가 배출되는 사법시험의 병폐를 반면교사 삼아, 다양한 분야의 사회경력을 우대하고 '경험많은 법조인'을 양성하겠다는 로스쿨 도입 취지는 빛바래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지적되는 로스쿨 문제점은 입학불투명성, 장학금축소, 고시학원화 등이다. 이는 로스쿨당국이 '자율'권한으로 입학·졸업사정(査定)은 물론이고 성적과 장학금선정까지 맡으면서 예고된 일이기도 하다. 

로스쿨 교수들이 '변호사 시험 합격률 제고'를 위해 20대 지원자를 우선 합격시키고 30대 이상 지원자는 떨어뜨려도 교정할 방법이 없다. 각 학교가 변시 합격률을 로스쿨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면서 25개 로스쿨은 합격률 제고를 위해 입학·졸업사정 권한을 마음껏 이용하고 있다.

'현대판 음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혹도 여기에서 나온다. 교수들의 입학·졸업사정에 외부의 객관적 개입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시존치를 주장하는 측에선 로스쿨이 정치인, 고위 법조인, 동료 교수의 자제를 면접에서 후하게 점수를 부여해도 이를 제어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로스쿨 개원 7년차에 들어선 지금, 교육부는 로스쿨 입시 면접에 '외부 면접관'을 도입하겠다는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사시존치 논란으로 로스쿨에 대한 논란이 크게 일어난 후에야 손을 대는 교육부의 '뒷북행정'이란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최근 국감, 사시존폐 공청회 그리고 법사위 회의에서 "그간 교육부가 로스쿨 운영에 무신경했다"고 수차례 지적한 바 있다.

◇정치권 잇따른 '로스쿨 자제 특혜' 논란 

사시존폐 논란이 격화되면서 정치권에서는 잇따라 '현대판 음서제' 의혹제기가 있었다. 가장 최근엔 신기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졸업시험에서 낙방한 아들을 구제하기 위해 로스쿨 원장 등을 만나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신 의원은 해명자료를 통해 "부모 된 마음에 상황을 알아보고 상담을 하기 위해 아들의 학교에 찾아간 것에 불과하다. 상담을 압력으로 받아들였다면 유감"이라고 청탁 의혹을 부인했지만 새정치연합 당무감사원은 중징계로 결론 내려 현재 당 윤리심판원의 판단을 남겨 뒀다.

앞서 김태원·윤후덕·이주영 의원도 로스쿨을 졸업하고 취업한 자제들의 특혜의혹에 시달렸다. 정부법무공단, 대기업 등에 취업한 의원 자제들에 대해 '특혜성 취업'이라는 사시존치측의 문제제기가 있었다.

사시존치 운동을 하는 대한변호사협회, 서울지방변호사회, 청년변호사회, 사시사랑, 바른기회연구소 등은 취업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사시존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실제 윤후덕 의원은 딸의 취업관련 청탁 전화를 대기업 사장에게 한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김태원·이주영 의원은 신기남 의원과 마찬가지로 의혹에 대해 항변했지만 사회통념상 국회의원 자녀가 취업과정에서 일반 지원자보다 우대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세간의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고위층 자제들의 특혜 의혹제기는 사시존치 운동의 일환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근거없는 '마녀사냥'일 뿐이라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는 '있는 집 자식이 더 쉽게 취업한다'는 소위 '수저계급론'으로 읽힐 수 밖에 없다.

이는 로스쿨 입학·졸업에 객관적 잣대가 작용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로스쿨의 '원죄'처럼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로스쿨이 '자율'이라는 미명하에 '자의적' 입학·졸업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금수저' 특혜가 끼어들 여지가 있다면 제도적으로 막는 노력이 로스쿨쪽에서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시존폐 논란…'고위층 특혜의혹' 추가폭로 예상

국회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현재 100여 명이 넘는 고위층 자녀 로스쿨 재학·졸업자 명단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 저명한 사회 고위층 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고 기업인, 정치인, 교수, 법조인, 고위공무원 등 고위층 인사들의 명단이 자녀의 로스쿨 재학졸업여부 및 취업여부와 함께 나온다. 

따라서 앞으로 추가 특혜 의혹폭로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그만큼 로스쿨은 현재 사시존치측 및 반감을 갖고 있는 국민들에게 감시의 대상이 돼 있다. 정치인 자제들의 특혜의혹은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는 소재기 때문이다. 

19대 국회 임기만료를 앞두고 2017년 폐지가 예정된 사법시험에 대한 존치운동이 변호사단체를 중심으로 격렬해지면서 국회의원 자녀들에 대한 폭로가 계속되고 있지만 로스쿨측으로선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다. 

교육당국과 로스쿨 각 학교가 뼈를 깎는 노력으로 입학·졸업과정을 투명하게 바꾸지 않는 한 '현대판 음서제'라는 오명은 로스쿨측이 '근거 없다'고 호소하더라도 떼어내기 쉽지 않은 '낙인'이 돼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