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수영장에서 만난 여성 2명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이 섞인 술을 먹인 뒤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미스코리아 출신 연예인의 남편이 1심에서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이재석)는 22일 성폭력처벌법상 특수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씨(40)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김씨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정모씨(23)는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또 이들에 대해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을 120시간 이수할 것도 명령했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약을 건네 받아서 정씨에게 줬고, 정씨가 이 약물을 피해자들에게 먹게 한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술을 마시게 하고 자신들은 마시지 않은 점으로 미뤄볼 때 이들이 미필적으로나마 약을 먹으면 정신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와 정씨가 범행을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지만 약물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합동으로 성폭행해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정신적 충격이 큰 점, 아직까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았다는 등 참작할 만한 사정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김씨와 정씨는 지난해 8월 서울의 한 호텔 수영장에서 만난 20대 여성 2명에게 약이 든 술을 마시게 한 뒤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 결과 술에 섞여있던 약물은 신경안정제의 일종으로 의사 처방전이 있어야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들의 범행은 피해여성들의 고소로 드러났다. 이 여성들은 "술을 마신 뒤 정신을 잃었는데 약 성분이 들어있었던 것 같다"고 주장하며 김씨와 정씨를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