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복지제도는 근로자가 여러 복지 항목 중 자신의 선호와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복지혜택을 받는 제도로 정의할 수 있다. 통상 사용 가능 금액과 정해진 용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가 먼저 지출하고 사후 현금으로 정산을 받으면서 해당 근로자에게 주어진 복지포인트가 차감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선택적 복지제도는 미국에서 1974년 최초로 도입된 이래 1978년 미국 내 국세법에서 이를 비과세를 규정하게 됨으로써 널리 확산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한국IBM에서 최초로 도입됐다. 2005년에는 공무원 맞춤형 복지제도가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복지포인트를 비과세로 하는 세법 규정이 없다. 이에 기업들은 복지포인트를 소득세법상 근로소득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원천징수세를 징수, 납부했던 반면 국가는 공무원에 대한 복지포인트는 과세 대상으로 보지 않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있어 왔다.
한편 기업이 근로자에게 각종 수당을 산정·지급할 때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에서 제외해서 생긴 많은 논란도 있다. 복지포인트가 소득세법상 근로소득에 해당한다면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논리상 일관돼 보이기도 한다. 이에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상 임금에도 포함되는지 여부가 다투어졌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선택적 복지제도를 규정한 근로복지기본법의 규정, 연혁과 도입 경위 등에 비춰 복지포인트를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로 복지포인트의 '임금 논란'은 정리됐다. 이에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상 임금이 아니라면 소득세법상 세금 대상도 아니라며 과세 관청을 상대로 한 관련 소송이 이어지기도 했다. 다만 법원은 "소득세법상 근로소득은 지급 형태나 명칭을 불문하고 성질상 근로의 제공과 대가관계에 있는 모든 경제적 이익을 포함할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근로의 대가 외에도 근로를 전제로 그와 밀접히 관련되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급여도 포함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득세법상 근로소득 개념은 근로기준법상 임금 개념보다 넓게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던 중 이 판결이 뒤집히는 일이 생겼다. 대전고법은 2023년 10월26일 코레일이 과세 관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최초로 복지포인트가 소득세법상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비록 소득세법상 근로소득 개념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급여'까지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나 복지포인트는 그 자체로 근로복지에 해당할 뿐 '근로조건'과는 무관하며, 공무원 복지포인트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근거에서 결론 내려졌다. 이후 광주고법에서도 지난해 1월25일 같은 취지의 판결이 선고됐다.
이례적이었던 광주고법에서의 판결은 대법원에서 먼저 정리했다. 대법원은 복지포인트가 직접적 근로 대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근로와 일정한 상관관계나 경제적인 대가성이 인정되는 급여에 해당한다는 점, 복지포인트로 재화 등을 살 수 있어 임직원들이 경제적 이익을 얻는 점 등을 근거로 '복지포인트는 소득세법상 과세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아직 대전고법 사건 관련 판결은 선고되지 않았으나, 위 판결의 판시 내용만 놓고 보면, 조심스럽기는 하나 일응 같은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상 임금이 아니면서도 소득세법상 과세 대상이라고 보는 것이 일견 이상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복지포인트를 부여받음으로써 순자산이 증가하는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는 관점에서 보면 양자를 달리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공무원에 대한 복지포인트와의 형평성에 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복지포인트가 기본적으로 근로자에 대한 후생 복지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미국과 같이 이를 비과세 대상으로 하는 입법이 필요하다.
[유성욱 변호사는 법무법인 화우 조세 및 송무그룹 파트너변호사로 주요 업무는 조세, 관세, 행정, 기업송무 등이다. 18년간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행정법원(조세전담부),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판사로 근무했고, 대법원 재판연구관(조세조 신건조장, 부장판사)을 거쳐 제주지방법원 부장판사를 마지막으로 화우에 합류했다. 현재 기획재정부 산하 세제발전심의위원회 기업문과 위원, 한국세법학회 부회장 등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선택적 복지제도는 미국에서 1974년 최초로 도입된 이래 1978년 미국 내 국세법에서 이를 비과세를 규정하게 됨으로써 널리 확산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한국IBM에서 최초로 도입됐다. 2005년에는 공무원 맞춤형 복지제도가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복지포인트를 비과세로 하는 세법 규정이 없다. 이에 기업들은 복지포인트를 소득세법상 근로소득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원천징수세를 징수, 납부했던 반면 국가는 공무원에 대한 복지포인트는 과세 대상으로 보지 않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있어 왔다.
한편 기업이 근로자에게 각종 수당을 산정·지급할 때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에서 제외해서 생긴 많은 논란도 있다. 복지포인트가 소득세법상 근로소득에 해당한다면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논리상 일관돼 보이기도 한다. 이에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상 임금에도 포함되는지 여부가 다투어졌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선택적 복지제도를 규정한 근로복지기본법의 규정, 연혁과 도입 경위 등에 비춰 복지포인트를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로 복지포인트의 '임금 논란'은 정리됐다. 이에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상 임금이 아니라면 소득세법상 세금 대상도 아니라며 과세 관청을 상대로 한 관련 소송이 이어지기도 했다. 다만 법원은 "소득세법상 근로소득은 지급 형태나 명칭을 불문하고 성질상 근로의 제공과 대가관계에 있는 모든 경제적 이익을 포함할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근로의 대가 외에도 근로를 전제로 그와 밀접히 관련되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급여도 포함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득세법상 근로소득 개념은 근로기준법상 임금 개념보다 넓게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던 중 이 판결이 뒤집히는 일이 생겼다. 대전고법은 2023년 10월26일 코레일이 과세 관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최초로 복지포인트가 소득세법상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비록 소득세법상 근로소득 개념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급여'까지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나 복지포인트는 그 자체로 근로복지에 해당할 뿐 '근로조건'과는 무관하며, 공무원 복지포인트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근거에서 결론 내려졌다. 이후 광주고법에서도 지난해 1월25일 같은 취지의 판결이 선고됐다.
이례적이었던 광주고법에서의 판결은 대법원에서 먼저 정리했다. 대법원은 복지포인트가 직접적 근로 대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근로와 일정한 상관관계나 경제적인 대가성이 인정되는 급여에 해당한다는 점, 복지포인트로 재화 등을 살 수 있어 임직원들이 경제적 이익을 얻는 점 등을 근거로 '복지포인트는 소득세법상 과세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아직 대전고법 사건 관련 판결은 선고되지 않았으나, 위 판결의 판시 내용만 놓고 보면, 조심스럽기는 하나 일응 같은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상 임금이 아니면서도 소득세법상 과세 대상이라고 보는 것이 일견 이상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복지포인트를 부여받음으로써 순자산이 증가하는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는 관점에서 보면 양자를 달리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공무원에 대한 복지포인트와의 형평성에 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복지포인트가 기본적으로 근로자에 대한 후생 복지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미국과 같이 이를 비과세 대상으로 하는 입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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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욱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사진./사진=법무법인 화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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