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제도는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사람 중 소득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조정된 최저생계비를 제외하고 3년 내지 5년간 변제하고 나머지는 면책시켜주는 제도이다, 이 개인회생제도의 취지대로라면 빚을 진 채무자도 개인회생절차를 통하면 적어도 조정된 최저생계비만큼은 생활비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채무자들은 이를 기대한다.

그러나 개인회생실무는 개인회생신청 시점과 멀지 않은 시점에 발생한 최근채무가 많다는 이유 및 가족들의 자력이 충분하다는 이유 등으로 대법원 재판예규 제1556호에서 기준으로 젯하고 있는 기준 중위소득에 100분의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생계비만을 인정하고 나머지는 변제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부인과 이혼 후 딸을 혼자 부양하고 있던 A씨는 핸드폰대리점을 운영하면서 직원의 사기로 인해 1억원의 피해를 입고 사업체를 유지하기위해 돈을 빌리면서 1억2000만원의 채무를 지게 되었다. 이후 A씨는 사업체를 폐업하고 다른 핸드폰 대리점에 직원으로 취업하여 160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다.

A씨는 수도권 소재 법원에 개인회생신청을 하였는데 회생위원으로부터 최근 채무가 많다는 이유로 원금기준 60% 변제율로 변제계획안을 수정하라는 보정권고를 받았다. 회생위원의 보정권고에 따라 변제계획안을 수정할 경우 A씨는 자신의 소득 중 120만원을 매월 변제하고 남은 40만원으로 딸과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 579조 제4호 제 다목에 따라 채무자 및 그 피부양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생계비로서,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6조의 규정에 따라 공표된 최저생계비, 채무자 및 그 피부양자의 연령, 피부양자의 수, 거주지역, 물가상황,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하도록 하고 있다.

또 대법원 재판예규 제1556호로 올해 시행된 개인회생사건 처리지침 제7조 제2항은 법 제579조 제4호 제다목의 "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6조의 규정에 따라 공표된 최저생계비, 채무자 및 그 피부양자의 연령, 피부양자의 수, 거주지역, 물가상황,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원이 정하는 금액"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6조의 규정에 따라 공표된 개인회생절차개시신청 당시의 기준 중위소득에 100분의 60을 곱한 금액으로 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적절히 증감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개정된 개인회생사건처리 지침에 따를 때 어린 딸을 부양하고 있는 A씨의 생계비 기준은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2인 가족의 중위 기준소득인 276만6603원의 60%인 165만9962원이라 할 수 있다. A씨는 2인 생계비를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만으로 생활하는 것으로 변제계획안을 제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회생위원은 법률상 명백한 근거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최근 채무 과다 등을 이유로 채무자가 딸을 부양하면서 40만원으로 생활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회생위원의 보정권고 실무는 채무자의 갱생을 돕고자 하는 개인회생제도의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개인회생변제계획 수행율을 높이려는 법원의 노력과도 배치되는 것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끄러운 현실이지만 변호사가 아닌 사무장 등 브로커들이 개인회생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고려하면 회생위원의 가혹한 변제율 강요하는 실무관행은 채무자들의 개인회생을 통한 갱생을 더욱 어렵게 한다. 개인회생브로커에 사건을 맡겼다면 법원이나 회생위원에게 해당 보정권고의 법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방식으로 보정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법원은 개인회생을 통한 면책비율이 낮은데 문제의식을 가지고 법무부 및 변호사협회와 협력하여 개인회생브로커 단속이라는 방법으로 개선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개인회생을 통해 경제적 갱생을 하는 채무자들이 적은 이유는 브로커들의 무분별한 신청에 기인하는 측면도 있지만 채무자들이 약 60개월 동안 변제계획안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의 가혹한 변제율을 강요하는 회생위원들과 법원의 실무의 문제점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회생위원들이 높은 변제율을 강요하는 이면에는 채권자 보호라는 의식이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오수근 교수의 실증연구에 따르면 개인회생신청 직전에 부담하게 되는 채무의 많은 비율이 무등록 업체를 포함한 대부업체에 대한 채무인 것으로 보고된다. 이들 대부업체들은 채무자의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으로 인한 채권의 부실화 우려를 이미 견딜 수 있을 만큼 고율의 이자율을 책정하고 있는 만큼 채권자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은 낮다할 것이다.

보호가치가 낮은 대부업체를 보호하기위한 높은 변제율을 강요하는 회생위원 보정권고 실무라면 더욱 더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채무자의 대부분이 최근채무가 과다하고 많은 것이 대부분이며, 이러한 최근채무의 원인은 그동안의 채무의 원리금을 변제하기 위하여 돌려막기를 하려고 발생한다. 이러한 돌려막기를 원인으로 한 최근채무가 소명이 가능할 것일 때에는 변제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하고 최근채무가 소명이 불가능한 재산은닉의 경우에는 재산목록에 반영하여, 결과적으로 변제율을 증가 시키도록 법원의 실무지침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최근채무의 원인을 고려하지 않은 채, 천편일률적인 '변제율 증가'라는 법원의 보정권고는 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