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개인회생제도를 포함한 통합도산법(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 도입된 지 10년 째가 된다. 개인회생제도가 일정소득이 있는 채무자가 소득 중 조정된 최저생계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통상 5년간 변제한 후 나머지 채무에 대하여는 면책신청을 통해 면책을 받는 제도이다 보니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난 현재 본격적으로 개인회생절차를 통해 면책결정을 받고 갱생을 하는 채무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개인회생을 통해 면책을 받은 직후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누락된 채권이라는 이유로 사채업자나 전문채권추심업체로부터 채권추심을 받는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피해자 甲씨는 개인회생 진행 중 S저축은행에 A채무, B채무 있었는데, 채무자 대리인이 S저축은행에 A채무만 기재하여 맞는지 확인을 구하는 자료송부서를 보냈음에도 S저축은행은 B 채권이 기재되지 않은 것에 아무런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 등 대응을 하지 않았다.

결국 A채권만 기재한 상태에서 개인회생이 진행됐고 S저축은행은 변제계획에 따라 5년간 A 채권을 변제(이 사례는 변제율 100% 사례였음)받았다. 甲씨는 올해 법원에 면책신청하여 면책결정을 받았는데 면책결정 직후 S저축은행은 채무자에게 "B채권 이행청구하면서행은 채권이 2건 있는 것 인정하시죠"라고 하며 얼마만이라도 갚을 것을 유도했다.

개인회생제도는 일반회생제도보다 간편한 절차를 통해 진행되는 장점은 있지만 채무자가 채권자목록에 기재된 채권에 한하여만 면책의 효력이 미치고 채무자가 알지 못해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못한 채무에 대해서는 면책의 효력을 부여하지 않고 있는 문제점을 사채업자 등이 채권추심에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채무자들은 법적 대응방안에 대해 개인회생 분야의 소송경험을 가진 변호사와 함께 방법을 찾기 보다는 채권자가 채무를 조정해주겠다는 말만 듣고 일부를 변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개인회생이 진행되는 기간과 사채업자 등이 보유한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을 고려하면 개인회생 중 누락된 채권에 대해서는 갚지 않고 계획된 갱생의 길을 다시 도모할 수 있다.

통상 개인회생을 통한 면책에 5년 이상이 소요되는 사정을 고려할 때 해당채권자가 가압류 등 소멸시효 중단조치를 하지 않은 채권자라면 대부업자나 금융기관의 채권은 5년의 상사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이미 소멸됐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甲씨의 경우 개인회생절차에서 누락된 B채무에 대해서도 갚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甲씨에 대한 B채무가 소멸시효 완성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채권추심업체나 대부업체 등은 "일부를 변제하면 변제기를 연장해주겠다"거나 "원금만 갚게 해주겠다"는 등의 말로 채무자를 현혹시켜 소액의 채무를 변제받는 경우가 있다. 이는 채무자가 일부 변제를 하는 순간 채무자가 소멸시효완성의 이익을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상황을 만들기 위한 악의적인 채권추심행태이므로 채무자들은 일부변제에 응하기 보다는 변호사와 직접 상담을 통해 대응방안을 먼저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 개인회생을 진행하는 채무자들은 여러 곳에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다중채무자이고 상당기간동안 돌려막기를 하는 경우가 많아 자신의 부채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는 것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도산절차 이용에서 채권자 목록에 채권이 누락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회생신청절차에서 채권자에게 채무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채권자로부터 부채증명서를 발급받는 경우에는 문제가 없으나 채무자 또는 대리인이 채권자에게 자료송부청구서만을 보내는 경우에 개인회생의 경우 채권자가 이에 응하여 자료송부서를 보내주지 않아도 실권되거나하는 강제장치가 없는데 제도적으로는 개인회생의 경우에도 채권누락에 대해 구제할 수 있도록 일반회생과 동일한 실권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실권제도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채무자가 잘 알면서 누락시킨 경우 등에 대하여는 손해배상을 통한 구제가 가능하므로 채권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지 않은 만큼 조속히 개인회생제도에도 실권제도가 도입되어 누락채권으로 인하여 채무자의 갱생이 좌초되는 일을 방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