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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배우 이진욱(35)이 17일 오후 서울 수서경찰서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하고 있다. /사진=뉴스1 |
◇ 민사사건과 형사사건의 구별
형사소송은 사인(私人)에 대한 국가의 형벌권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확정함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사법상의 권리관계의 확정을 목적으로 하는 민사소송과 구별됩니다.
형사소송과 민사소송은 서로 독립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사실관계로 인하여 형사사건과 민사사건이 모두 발생하는 경우에도 형사소송에서는 공동생활 질서 파괴에 대한 응징이 문제되고, 민사소송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이해조정이 문제됩니다. 따라서 가해자가 피해자에 대하여 피해를 완전히 변상하는 경우에는 민사사건에서는 더 이상 배상을 청구할 수 없게 되는 반면, 형사소송에서는 국가의 형벌권이 소멸하지 않고 형량을 줄이는 요소가 될 뿐입니다.
◇ 민사재판에 있어서의 관련 형사판결의 증명력
민사재판의 결과를 좌우하는 2가지 중요한 요소는 ① 계약조항 또는 법률규정의 적용범위에 관한 해석 문제와 ② 법관의 사실관계 인정 문제임은 이미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판례는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 내용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을 배척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위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는 일관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판례는 위와 같이 그 예외를 인정하고 있지만, 실무에 있어서는 대부분의 민사사건에서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무엇인가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당사자들로서는 그 주장 및 입증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민사소송 절차를 피해서 곧바로 고소, 고발을 통하여 형사사건화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됩니다. 그러면 국가기관인 경찰, 검찰, 법원이 알아서 스스로 조사하여 형사판결이라는 유력한 증거방법을 만들어 주니까요.
극단적인 예를 들어 가해자와 피해자만 존재하는 상태에서 범죄가 일어났다고 가정합시다. 데이트 강간이 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증거라는 것은 피해자의 증언밖에 없을 때가 많습니다. 문제는 피해자가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는 것입니다.
이때 민사사건에서는 피해자가 범죄의 존재를 주장하더라도 이는 주장밖에 되지 않고 따로 증거를 필요로 합니다. 결국 피해자는 입증책임을 다하지 못하여 패소에 이르겠지요. 그러나 형사사건에서는 민사사건과는 달리 피해자의 진술이 주장이 아니라 증거가 됩니다.
따라서 피해자에게 유죄의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면 위 유죄의 형사판결을 민사재판에 증거로 제출하여 민사소송도 승소할 수 있게 됩니다. 피해자로서는 당연히 고소, 고발을 거쳐 형사판결의 결과를 지켜본 다음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형사사건에서 보상이 이루어졌는지 여부는 기소를 할 것인지 여부나 형량을 결정함에 있어서 중요한 고려요소가 되기 때문에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민사소송을 거치지 않고서 곧바로 넉넉한 배상을 받을 수도 있는 편리함은 그 덤입니다.
결국 위와 같은 경로로 무고한 사람이라도 형사상, 민사상 책임을 모두 부담하기 쉬운 구조가 형성되기도 합니다.
◇ 민사사건의 형사사건화 현상
위와 같은 형사사건화의 편리함으로 인하여 당사자가 종종 순수한 민사사건도 고소, 고발을 통해서 형사사건화 하는 경향이 만연합니다.
판례에 의하면 돈을 빌린 사람이 돈을 빌릴 당시에 변제할 의사나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사기죄의 성립을 인정합니다. 반면에 돈을 빌릴 당시에 변제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 후에 변제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돈을 빌려준 사람으로서는 돈을 빌린 사람의 재정상태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수사가 이루어져야 재정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수사가 이루어져야 사기죄의 성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고, 우리 나라에 과실무고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결국 고소를 하더라도 무고죄로 처벌받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돈을 빌린 사람은 기소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수사과정에서 또 다시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서 채무를 변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에는 진짜 사기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결국 돈을 빌려준 사람으로서는 고소, 고발을 하여 형사사건을 만드는 것이 합리적인 태도라고 할 것이지만, 이로 인하여 채무자로 하여금 진짜 사기죄를 범하게 만드는 요소가 될 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이 폭주하는 사기의 고소, 고발사건으로 인하여 막상 수사가 필요하고 절실한 권력형 비리 사건에 있어서는 눈감는 경향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검찰의 통계에 의하면 고소, 고발사건은 이미 한해 평균 50만 건을 돌파하였고, 이는 인구 1만명당 80건에 이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소, 고발사건이 막상 실제 혐의가 인정되어 기소로 이어지는 비율은 30%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만큼 수사인력이 낭비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민사사건의 형사사건화 현상은 우리 공권력을 낭비하는 심각한 지경이 이르렀고, 국민의 건전한 법의식 형성에도 방해요소가 됩니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대책이 절실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한정수 변호사는 15년간 법무법인 율촌에서 근무하다가 서귀포의 한적한 시골마을에 '한변의 법률사무소'라는 1인 법률사무소를 개설했다. 법률서비스의 새로운 대안을 통해 전국 각지의 소송을 대리하고 있다. 로펌 중국사무소 대표를 맡기도 했던 중국전문가로 머니투데이 더엘(the L)에선 나홀로소송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형사사건에서 보상이 이루어졌는지 여부는 기소를 할 것인지 여부나 형량을 결정함에 있어서 중요한 고려요소가 되기 때문에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민사소송을 거치지 않고서 곧바로 넉넉한 배상을 받을 수도 있는 편리함은 그 덤입니다.
결국 위와 같은 경로로 무고한 사람이라도 형사상, 민사상 책임을 모두 부담하기 쉬운 구조가 형성되기도 합니다.
◇ 민사사건의 형사사건화 현상
위와 같은 형사사건화의 편리함으로 인하여 당사자가 종종 순수한 민사사건도 고소, 고발을 통해서 형사사건화 하는 경향이 만연합니다.
판례에 의하면 돈을 빌린 사람이 돈을 빌릴 당시에 변제할 의사나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사기죄의 성립을 인정합니다. 반면에 돈을 빌릴 당시에 변제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 후에 변제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돈을 빌려준 사람으로서는 돈을 빌린 사람의 재정상태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수사가 이루어져야 재정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수사가 이루어져야 사기죄의 성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고, 우리 나라에 과실무고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결국 고소를 하더라도 무고죄로 처벌받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돈을 빌린 사람은 기소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수사과정에서 또 다시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서 채무를 변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에는 진짜 사기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결국 돈을 빌려준 사람으로서는 고소, 고발을 하여 형사사건을 만드는 것이 합리적인 태도라고 할 것이지만, 이로 인하여 채무자로 하여금 진짜 사기죄를 범하게 만드는 요소가 될 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이 폭주하는 사기의 고소, 고발사건으로 인하여 막상 수사가 필요하고 절실한 권력형 비리 사건에 있어서는 눈감는 경향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검찰의 통계에 의하면 고소, 고발사건은 이미 한해 평균 50만 건을 돌파하였고, 이는 인구 1만명당 80건에 이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소, 고발사건이 막상 실제 혐의가 인정되어 기소로 이어지는 비율은 30%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만큼 수사인력이 낭비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민사사건의 형사사건화 현상은 우리 공권력을 낭비하는 심각한 지경이 이르렀고, 국민의 건전한 법의식 형성에도 방해요소가 됩니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대책이 절실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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