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안지만(33)과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1일 수억원대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상습도박)로 안지만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사진=뉴스1

최근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101억원대 해외 원정 도박으로 실형이 확정됐다. 또 작년 원정도박 혐의로 물의를 일으켰던 삼성 라이온즈의 안지만 선수는 최근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 자금 투자 의혹을 받고 있다. 유명 기업가나 운동선수, 연예인들의 도박죄가 주목을 받을 때마다 관련 판례들이 함께 언급이 되기 마련이다. 

이와 관련해 각자 핸디캡을 정하고 홀마다 또는 9홀마다 별도의 돈을 걸고 총 26 내지 32회에 걸쳐 내기 골프를 한 A씨 등 4명의 행위가 도박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 대법원은 내기 골프도 도박에 해당한다면서 A씨 등 4명의 행위에 대해서 유죄 판결을 내렸다. (2006도736 판결)

이제까지 판례의 경향에 따르면 도박이란 '재물을 걸고 우연에 의하여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어떤 행위가 도박죄로 인정되려면 세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먼저 도박의 대상으로 '재물'이 있어야 한다. 또 당사자가 확실히 예견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사정을 의미하는 우연성이 필요하다. 승패가 우연에 의해 갈려야 도박으로 볼 수 있으며 객관적으로 불확실할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마지막으로 혼자서 내기를 할 수는 없으므로 도박의 상대방이 있어야 한다.

다만 도박죄는 관련 법 조항에 명시돼 있듯 내기를 했더라도 일시적 오락으로 인정되면 처벌받지 않는다. 그러나 이 기준도 구체적이지 않아 문제가 된다. 판돈이 적거나 일회성인 경우 주로 일시적 오락으로 인정되지만 일관적인 기준을 설정하기는 힘들다.

일시적 오락과 도박을 구분하는 기준에 대해 대법원은 "△연령 △직업 △재산정도 등에 비춰 일시 오락의 정도에 불과하여 도박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84도1043 판결) 그 외에도 △도박 시간 △도박 장소 △도박으로 인한 이득의 용도 △함께 한 사람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따라서 이번 내기 골프 사건에선 도박이라고 대법원이 판단을 내렸지만 다음엔 같은 내기 골프여도 상황에 따라서는 도박죄가 아닐 수도 있단 얘기다.

상습 도박죄와 도박죄의 기준 '애매'…액수·방법·횟수 등 고려

이와 함께 상습도박죄의 기준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은 것도 주의해야 한다. 사업가나 운동선수들이 해외에 원정 가 도박을 했을 경우 주로 상습성이 문제가 된다.

일반인보다 다소 큰 금액을 걸고 도박을 했더라도 일시적인 오락으로 한 경우 역시 도박죄가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수차례에 걸쳐 원정 도박을 했다고 인정되는 경우 상습도박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 특히 최근 정운호 대표의 경우엔 해외에서 101억원 규모의 상습 도박을 한 혐의다.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 징역 8월형이 확정돼 현재 복역중이다.

상습도박의 경우 법원은 △도박 액수 △도박 방법 △장소 △기간 △횟수 △도박에 가담한 경위 등을 고려해 상습성을 판단한다. 유명 사업가들의 해외 원정 도박의 경우 판돈이 크고 회삿돈의 횡령 위험이 함께 있기 때문에 법원은 더욱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
 
◇ 판결팁= 도박죄와 관련해선 법원에서도 사안마다 종합적으로 판단을 내리고 있어서 일관적인 기준을 설정하기가 어렵다. 다만 일시적 오락과 도박을 구분할 경우 △연령 △직업 △재산정도 △도박 시간 △도박 장소 △도박으로 인한 이득의 용도 △함께 한 사람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또 상습 도박과 일반적인 도박을 구분하는 경우엔 △도박 액수 △도박 방법 △장소 △기간 △횟수 △방식 △도박에 가담한 경위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

◇ 관련 조항

형법

제246조(도박, 상습도박)

① 도박을 한 사람은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일시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② 상습으로 제1항의 죄를 범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