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다 경찰에 단속된 법원행정처 소속 A 부장판사의 사직서를 보류하고 즉시 보직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4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모습. /사진=뉴스1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다 현장에서 적발된  법원행정처 소속 모 부장판사(45). 서울 수서경찰서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그를 적발해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처벌·징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직 부장판사, 성매매 혐의로 대기발령

모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오후 11시쯤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다 마침 단속 중이던 경찰에게 현장 적발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신 뒤 홍보 전단을 보고 찾아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판·검사 출신의 최유정·홍만표 변호사가 전관 예우 논란을 빚었고 진경준 검사장 역시 법조 비리로 도덕성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현직 부장판사의 성매매 혐의까지 더해지며 법조계도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모 부장판사는 대법원에 사의를 알렸지만 대법원은 그의 사직 처리를 보류하고 보직 해임한 뒤 대기발령 처리했다.

성매매 혐의 부장판사 처벌과 징계는

그렇다면 모 부장판사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먼저 그의 성매매 혐의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된다. 성매수자의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다만 초범인 경우는 교육이수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성구매자 교육 프로그램은 존스쿨 과정으로 불린다. 지역 보호관찰소에서 하루 8시간씩 이틀에 걸쳐 성구매의 해악성 이해와 성구매 중단 동기 강화를 위한 교육을 받게 된다.

또 모 부장판사는 현재 판사이기 때문에 '법관징계법'의 적용을 받는다. 이에 따르면 법관에 대한 징계 사유는 두 가지로 '법관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게을리한 경우' 또는 '법관이 그 품위를 손상하거나 법원의 위신을 떨어뜨린 경우'다. 심 부장판사가 성매매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되면 이 징계사유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같은 법에 규정된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은 정직·감봉·견책의 세 종류다. 가장 높은 징계인 정직은 1개월 이상 1년 이하의 기간 동안 직무집행을 정지하고, 그 기간 동안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다.

벌금형 예상…변호사 등록 거부 당할수도

판·검사는 일을 그만둔 후 지방변호사회를 거쳐 대한변호사협회 회원으로 등록해야 최종적으로 변호사로 일할 수 있다. 따라서 모 부장판사의 변호사 등록 신청이 받아들여질 지가 관심사다.

김수창(54) 전 제주지검장의 경우, 2014년 8월 공연음란죄로 체포됐고 제주지검은 그해 11월 김 전 검사장에게 병원 치료를 전제로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김 전 지검장의 등록신청은 한 번 반려됐지만 결국 받아들여졌다. 병원치료를 성실히 받았다는 김 전 지검장의 주장을 인정한 결과였다.

이동구 변호사(법무법인 참)는 "초범이라면 벌금형이 예상된다"면서 심 부장판사가 판사를 그만두고 변호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변호사 결격 사유에는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야 변호사법 상의 변호사 결격 사유에 해당이 되기 때문이다.

또 이 변호사는 "다만 공무원 재직 중 위법행위로 인하여 형사소추 또는 징계처분을 받거나 그 위법행위와 관련하여 퇴직한 자로서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현저히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는 변호사 등록 거부가 가능하다"면서 "대법원의 징계 수위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대한변호사협회는 재직 중 징계 등 물의를 일으킨 전관 판검사들의 변호사 등록신청에 대해 이전과 달리 신청을 반려하는 등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등록심사를 거부하거나 등록이 지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현우 변호사(법률사무소 현율)은 "최근 공직자 기강이 중요한 사회적 화두로 떠오름에 따라 변협이나 지방변호사회에서 해당 부장판사의 퇴직 후 변호사등록 또는 개업신청을 신중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