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자격이 없이 부동산 중개 영업을 한 혐의로 고발당한 공승배 트러스트부동산 대표(45)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김종복 판사의 심리로 16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공 대표의 변호인은 "공 대표 측은 무죄를 주장하는 입장"이라며 "무죄가 선고될 경우 이 사건의 고발인과 진정인인 공인중개사들이 승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서 다투게 될 법리가 복잡하지 않고 증인신청 등 내용이 간단한만큼 국민의 시각으로 판단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추후 서면을 통해 의견을 밝히기로 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 의견 등을 고려해 국민참여재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직 변호사인 공 대표는 지난해 12월부터 공인중개사 자격 없이 부동산 매물을 홈페이지에 광고하고 거래를 중개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공 대표가 관할구청에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을 하지 않은 점도 위법 사항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공 대표가 사용한 '트러스트부동산'이라는 상호가 공인중개사법에 저촉된다고 보고 있다. 공인중개사법 18조 2항은 개인공인중개사가 아닐 경우 '공인중개사 사무소', '부동산 중개' 등 유사명칭을 쓰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트러스트부동산은 변호사들의 부동산 중개·법률자문 서비스다. 이 업체는 부동산 거래 가격과 상관없이 45만~99만원을 수수료로 받겠다며 지난 1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공인중개사 단체인 '민주공인중개사모임'은 공 대표를 고발했다. 이들은 공 대표가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하고 변칙적인 방식으로 트러스트부동산을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트러스트부동산은 "부동산 중개 업무는 중개사무와 법률사무로 구성되는데 법률사무에 대해서만 보수를 받은 것"이라며 "공인중개사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맞서왔다. '트러스트부동산' 명칭 사용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업체는 "공인중개사법 위반이 되려면 트러스트부동산을 공인중개사 사무소로 오인할 위험이 있어야 한다"며 "앞서 변호사들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홍보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