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mm 다연장로켓포 구룡./ 사진=뉴스1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방산비리를 저지른 현역 군 장교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뇌물수수 등 혐의로 육군 서모 중령(47)과 군수물폐기업체 A사 대표 김모씨(48)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전직 국방부 사무관 이모씨(62)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서 중령은 육군 탄약과에서 근무하던 2010년 1월부터 2013년 1월까지 탄약 비군사화 사업 관련 편의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김씨로부터 2억6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탄약 비군사화는 탄약을 군사용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소각·분해를 통해 안전하게 처리하는 작업을 뜻한다. 서 중령은 A사가 관련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실험용 탄약 54발을 무상 지원하고, '탄약 비군사화 종합발전계획' 등 군 내부자료를 제공하는 등 특혜를 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A사는 사업을 제대로 수행할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사는 2010년 6월 서 중령으로부터 받은 실험용 탄약으로 연구를 하다 폭발사고를 냈고 직원 1명이 사망했다.

2013년 4월에는 130mm 다연장로켓 추진기관의 비군사화 사업을 맡아 작업을 진행하다 폭발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사업에 참여했던 다른 업체 직원 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육군에서 해당 사업을 위탁받은 것은 A사가 처음이었는데, 사업비만 223억원에 달했다.

다른 군 관계자들도 A사와 뒷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2012년 1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국방부에 근무하면서 다연장로켓 비군사화 사업과 관련해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김씨로부터 1150만원을 받고, 퇴직한 후에도 로비 명목으로 1650만원을 더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군무원 민모씨(46)는 2012년 육군 탄약지원사령부에서 일하면서 군사기밀인 육군·주한미군의 다연장로켓 탄약보유 현황을 A사에 넘겼다. 검찰은 그 대가로 A사가 민씨의 딸을 채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방산업체에서 근무하던 예비역 육군 대령 이모씨(60)는 2012년 8월 육군사관학교 인맥으로 김씨를 소개받고 지난해 9월까지 공무원에게 로비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1억10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