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군 수사 사건 무마, 국회 인쇄물 납품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억대 금품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신중돈씨(56)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남성민)는 10일 변호사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씨에게 "공범과 금품 공여자의 진술 등 증거를 종합해 볼 때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판단된다"며 징역 5년 및 벌금 7500만원, 추징금 1억6500여만을 선고했다.

재판 과정에서 신씨는 "금품을 받은 사실은 맞지만 직무관련성은 없었다"며 뇌물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신씨가 인쇄업체 대표 이모씨(58)를 알게 된 뒤 직원들에게 이씨가 운영하는 업체를 도와달라고 언급하면서 이씨 업체와의 실계약이 성사됐다"며 "이후 이 업체의 납품 실적이 급증했고, 이씨도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토대로 "신씨가 이씨에게 요구해 받은 금품은 직무관련성이 인정돼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신씨는 공직을 자신의 정계 진출을 위한 경력 정도로만 생각하면서 공직자로서의 책임을 가볍게 여기고, 공무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훼손했다"며 "이에 상응하는 실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신씨는 공보실장을 지내면서 군 수사 사건 무마와 지방직 공무원 인사 청탁의 대가로 1억여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지난 5월 기소됐다. 그는 축산물 납품계약과 관련해 국방부조사본부에서 수사를 받게된 정보사령부 보급대장 김모씨에게서 사건해결 청탁을 받고, 국방부조사본부나 군검찰 관계자들에게 부탁해 주겠다며 금품·향응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또 인쇄업체 대표 이모씨(58)로부터 "국회 인쇄물 납품 물량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차례에 걸쳐 총 70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 9월 추가 기소됐다.

그는 청탁의 대가로 이씨 명의의 신용카드를 받아 총 4766만여원을 결제한 뒤 비용을 대납하게 한 것을 비롯해 월세 대납 명목의 2200만원을 송금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이씨로부터 시가 500만원 상당의 중고 뉴그랜저XG 자동차 1대를 넘겨받은데 이어 이에 대한 자동차세, 정비비용 등 471만여원을 이씨에게 대신 납부하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