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4일 "단체협약에 따라 지급한 보육수당은 부당이득에 해당하지 않기때문에 돌려줄 필요가 없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일산병원 직원을 상대로 낸 상고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1,2심 재판부도 같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공단)은 지난 2008년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직장 보육시설을 설치하기 전까지 0~5세까지 영유아를 둔 일산병원 노동조합원(조합원)들에게 보육수당을 지급하기로 단체협약을 맺었다. 대신 원래 지급하던 육아용품비는 주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3개월간 보육수당을 지급하던 공단 측은 입장을 바꿔 실제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영유아에게만 보육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미 지급한 보육수당은 돌려받겠다며, 매달 월급에서 지급한 보육수당만큼 빼고 주겠다고 통보했다.

조합측은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사업장에 보육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경우 영유아가 시설을 이용하는 것과 상관없이 보육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공단 측은 "보육수당은 영유아를 보육시설에 보낸 근로자에게만 주는 것"이라며 "잘못 지급한 보육수당이기때문에 돌려받아야 한다"고 맞섰다.

1,2심 재판부는 △영유아보호법에는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경우에만 보육수당을 지급한다는 규정이 없다는 점 △입법취지가 근로자의 양육비용을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것인 점 △영유아 양육비용은 어떤 형태로든 소요된 것을 예상할 수 있는 점 △보육시설 이용 여부는 근로자의 선택인데 이에따라 수당 지급을 제한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점 등을 들어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수당은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