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윤 세무법인 화우 세무사. /사진제공=세무법인 화우

3분기 성장률 쇼크의 여파 등 경제 불황이 우려되면서 국내 증시 약세가 깊어지고 있다. 미국 증시나 부동산 자산은 연일 강세지만 국내주식만 유독 약세라 국내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다. 하지만 향후 주식가치 상승이 예상돼 현재 자산가치가 상대적으로 약세인 경우라면 지금이 국내주식을 증여할 최적 타이밍일 수 있다. 최근 주요 상장사에서는 이런 시점을 활용해 대주주가 주식을 증여하고 있다는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주식가치가 낮아지면서 증여세 부담도 줄어든 지금이 주식을 증여하기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상장주식을 증여할 때 증여재산의 가액은 증여일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 종가 평균 금액으로 평가한다. 증여일 이전 2개월 동안 주식가치가 낮아 증여하기로 했는데 증여 이후 2개월 동안 주식가치가 급등한다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은 증여가액이 산정될 위험도 있기는 하다. 이처럼 주가가 급등해 증여 자체가 부담된다면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안에 취소하더라도 처음 증여한 것과 증여를 취소하고 돌려주는 것 모두 증여로 보지 않기 때문에 증여를 취소할 수도 있다.

주식을 증여했더라도 수증자가 거액의 증여세를 일시에 현금으로 납부하기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연부연납이다. 연부연납은 거액의 세금을 일시에 납부하기 곤란한 경우 일정기간 동안(일반적인 증여는 5년) 세금을 분할해 납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 제도는 연장된 기간에 대해 이자 성격의 가산금(현재 연3.5%)을 부담해야 하지만 그만큼의 기간이익을 보게 되므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연부연납을 신청할 경우 금전, 납세보증보험증권, 부동산, 유가증권 등 법령으로 정해진 납세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납세보증보험증권의 경우 납세보증보험을 발급하는 기관에서 담보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보증수수료 부담도 제법 있어 막상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수수료가 부담이 된다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도 좋은 수단이지만 담보제공사실이 등기부등본에 기록된다는 점 등의 이유로 많이 선호하지는 않는다.

반면 상장주식의 경우 납세보증보험처럼 특별히 수수료가 지출되지 않고 특히 경영권 획득 및 유지 등을 이유로 장기간 주식을 보유해야 할 경우에는 많이 선호된다. 물론 부동산과는 달리 주가가 변동한다는 점에서 여러가지 위험이 따를 수도 있다. 이를테면 주가가 계속 급락하는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관할세무서장이 납세담보를 추가로 요구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상장주식을 담보로 제공할 때는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담보로 제공하는 실물주식을 대신하는 서류인 전자등록증명서를 발급받아 담보를 제공하게 된다. 이때 담보로 제공할 주식이 100주일 경우 100주에 대한 1장의 전자등록 증명서가 아니라 20주에 대한 5장의 전자등록증명서를 발급받는 방법과 같이 전자등록증명서를 분할하여 발급받으면 향후 연부연납세액을 납부한 후 납부한 세액에 상응하는 담보물을 회수할 수 있어 탄력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니 참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