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친구인 B씨에게 돈을 빌려주었다. 500만원이라는 돈이 크다면 큰 돈이었지만 친한 친구였기에 돈을 덜컥 빌려주었다. 그런데 B씨는 차일피일 미루며 돈을 갚지 않았다. A씨는 그 와중에 이사를 가게 돼 B씨에게 독촉을 했지만 여전히 B씨는 돈을 주지 않았고 A씨는 결국 부산으로 집을 옮겼다.

부산으로 이사를 온 후 A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돈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1년이 넘게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소송을 제기해 B씨에게 돈을 받아야겠다고 결심했다. A씨는 B씨에게 돈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어떤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할까. 자신이 살고 있는 부산에 해도 되는 건지, 아니면 B씨가 살고 있는 서울에서 해야 하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다른 곳에 해야 하는 것일까.

어느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를 법에서는 ‘관할’ 문제라고 한다. 어떤 법원이 그 사건을 관할하는지에 관해서는 민사소송법에 규정돼 있다.

주로 민사소송의 경우에는 소송을 제기하는 사람(원고)가 아닌 소송을 당하는 사람(피고)가 사는 곳의 법원에서 진행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사건의 내용이나 성질에 따라 예외가 생기기도 한다.

빌린 돈을 받는 소송은 재산에 관한 권리를 행사하는 소송이기 때문에 민사소송법에선 '의무이행지'의 법원에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의무이행지란 이 경우에는 돈을 갚기로 한 곳을 말한다.

사례에선 특별히 돈을 어디에서 갚기로 정했다면 그 곳을 관할하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에 사는 두 사람이 대전에서 돈을 갚기로 했다면 대전을 담당하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단 얘기다. 그렇게 따로 정한 것이 없다면 돈을 갚아야 하는 곳은 A씨가 사는 부산이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송은 A씨가 사는 곳인 서울(소송을 당하는 사람이 사는 곳)과 B씨가 사는 곳인 부산(의무이행지) 모두 가능하다. A씨와 B씨가 사는 곳의 주소를 담당하는 법원에 빌린 돈을 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청구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