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사진=뉴스1

고 채수근 해병 순직 사건에 대한 수사를 이끄는 '채 해병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이명현)이 김건희 여사의 비화폰 실물과 통화내역을 확보했다.

채 해병 특검팀의 정민영 특검보는 1일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 여사가 사용한 비화폰 실물과 통신내역을 전날 확보했다"고 밝혔다.

채 해병 특검팀이 대통령 경호처로부터 확보한 김 여사의 비화폰은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도 영장 집행에 따른 임의제출 방식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오후 채 해병 특검팀에 방문해 김 여사 비화폰 관련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정 특검보는 "다음주 정도에 김 여사가 사용한 비화폰이 어떤 건지, 몇 갠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조태용 전 국정원장의 비화폰 통화내역은 다음주 확보할 방침이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시기는 미정이다.

김 여사는 자신과 가까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통해 채 해병 사건 책임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책임을 덜어주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임 전 사단장 구명을 위해 구체적으로 지시를 했다는 의혹도 있다. 이와 관련한 회의가 이른바 'VIP 격노설'의 배경이다. 특검팀은 비화폰을 통해 김 여사가 실제 임 전 사단장 구명과 관련한 통화 등을 했는지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특검팀은 오는 5일 오전 10시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과 정종범 전 해병대 부사령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에 나선다. 전 대변인은 2023년 7월30일 당시 채 해병 사건 관련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가 이 전 장관에게 보고된 자리에 배석한 인물이다.

정 특검보는 "전 대변인은 이 전 장관에게 수사 결과가 보고된 다음날 수사 결과 발표 언론 브리핑이 취소되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바뀐 일련의 과정을 잘 아는 인물"이라며 "이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 전 부사령관은 2023년 7월31일 채 해병 사건에 대한 해병대 수사 결과 언론 브리핑이 취소된 이후 이 전 장관 주재 회의에 참석한 인물이다. 특검팀은 정 전 부사령관을 대상으로 이 전 장관의 지시사항, 후속 조치 등에 대해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특검팀은 전날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7시간쯤 조사했다. 이 전 비서관은 조 전 원장이 '고 채수근 해병 사망 관련 조사 기록을 회수해달라'는 지시에 협조했단 의혹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해병대 수사단이 채 해병 사건 기록을 경찰에 이첩했던 2023년 8월2일부터 국방부 주요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은 당사자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조태용 전 원장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다음주 조 전 원장을 추가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