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사진=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의 중반부터 재판장을 맡아 선고까지 이끈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55·사법연수원 16기)이 13일 퇴임한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대강당에서 이 권한대행 퇴임식을 진행한다. 이 권한대행은 이 행사를 끝으로 지난 6년 간의 재판관 임기를 모두 마무리한다.

이 권한대행은 2011년 3월 이용훈 전 대법원장(75·고시 15회)의 지명으로 헌법재판관에 임명됐다. 임명 당시 49세로 역대 최연소 재판관이었으며 전효숙 전 재판관(66·7기)에 이은 두번째 여성 재판관이었다.

이 권한대행은 임기 동안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법외노조 규정 조항 합헌 결정, '김영란법' 합헌 결정 등에 참여했다. 그는 이 사건에서 다수의견에 표를 던졌다. 간통죄 위헌 결정 사건 당시에는 "간통은 일부일처제에 기초한 혼인이라는 사회적 제도를 훼손하고 가족공동체의 유지·보호에 파괴적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며 소수의견을 낸 바 있다.

이 권한대행은 임기 중 권한대행을 두 번 맡는 기록도 세웠다. 2013년 이강국 헌재소장(72·사시 8회) 퇴임, 올해 1월 박한철 헌재소장(64·13기)의 퇴임 때 권한대행으로 헌재를 이끌었다.

이 권한대행은 이번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진행 중 박 전 소장이 지난 1월31일 퇴임하자 지난달부터 탄핵심판 재판장으로서 재판을 이끌었다. 합리적으로 재판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특히 선고 당일 결정문을 읽기 전에는 헌재를 대표해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이루어지는 오늘의 선고가 더 이상의 국론분열과 혼란이 종식되기를 바란다"며 "어떤 경우에도 법치주의는 흔들려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 가야 할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지난 6일 이 권한대행의 후임 재판관으로 이선애 변호사(50·21기)를 지명했다. 이 권한대행도 떠난 '7인 재판관 체제의 헌재'에선 가장 임명일자가 앞선 김이수 재판관(64·9기)이 이 소장 권한대행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당분간 이 권한대행에 대한 경호를 이어갈 방침이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 재판관에 대한 물리적인 위협을 가하겠다는 발언이 쏟아진 탓이다. 이에 따라 탄핵심판 선고 이전처럼 2∼3명의 무장 경찰들이 이 권한대행을 24시간 근접 경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