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12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지원 아래 이뤄진 정유라씨(21)의 깜짝 증인 출석을 두고 정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가 전근대적 '보쌈 증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변호인은 14일 오후 4시쯤부터 30여분간 서울 서초동 소재 본인의 사무실 앞에서 정유라의 증인 출석과 법정 증언과 관련 "전근대적인 ‘보쌈 증언’이고 해외토픽감"이라며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특검이 사과하고 관계자에 대해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인은 “미승빌딩에 설치된 CCTV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7월 12일 새벽 2시6분쯤 정씨가 주거지 미승빌딩을 혼자 빠져나와 그 밑 주차장에서 특검 관계자와 함께 준비된 자동차를 타고 미리 약속이나 된 듯이 쏜살같이 내려가 사라졌다”며 “특검 관계자가 정씨를 데리고 모 호텔로 갔다는 것까지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 변호인은 “심야에 여성 증인을 찾아갈 때는 여성 수사관이나 참고인과 같이 가야 하고, 증인을 데려오는 것은 강제성이 있어 영장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대한민국이 생긴 이래로 증인으로 소환된 사람이 검찰당국에 새벽 2시에 ‘내가 오늘 증인으로 나가니 차량을 보내라’ 하고 연락을 하고 특검에서 차량을 지원한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며 명백하게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정씨의 증인 출석을 두고 특검 측은 14일 관련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정씨가 자의로 출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 변호인은 “(증인으로 출석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정유라가 8시 또는 8시19분에 보냈다는 내용은 잘못 알려진 것”이라며 “전화 연락을 받을 수 있는 통로가 권영광 변호사의 핸드폰인데 이런 문자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씨가 오전 10시부터 법정에서 증언을 하고 있는 사이에 10시23분 권 변호사의 핸드폰으로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는데, 법정에서는 핸드폰을 소지하거나 작동하면 안 된다”며 “정씨의 핸드폰을 특검 관계자 또는 그 지시를받은 사람이 보관하고 있다가 정씨가 자의로 출석했다고 하기 위해서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 특검은 정씨가 그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전원을 꺼서 그렇다고 주장하지만 핸드폰을 껐다는 것은 변호사와 연락할 수 있는 통로를 끊는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변호인의 조력을 못받게 권리를 박탈한 것도 문제”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변호인은 “새벽 2시 이후의 행적에 대해 특검에서 얘기해야 한다”며 “정씨는 유감스럽게도 현재 변호인들과는 접촉을 회피하고 있고, 접촉하더라도 특검 관계자가 얘기하는 것을 그대로 반복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 측은 정씨의 증인 출석과 관련해 지난 12일 오전 8시19분 정씨가 변호사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문자메시지엔 "밤새 고민해봤는데 저 오늘 증인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게 옳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특검 측은 이를 근거로 정씨가 자의로 재판에 출석해 증언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