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어레스트 시티-버자야 제주리조트 조감도 / 사진제공=버자야 제주리조트

제주 관광단지 개발사업에 나섰다가 좌초된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 계열사 '버자야 랜드 버하드'가 최근 우리 정부에 ISD(투자자와 국가 간 분쟁 해결·Investor-State Dispute) 전 단계인 중재의향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 법무부가 국토교통부, 외교부 등 관련 기관과 합동 대응체계를 구성하여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26일 법무부에 따르면 버자야측은 지난 17일 ISD 중재의향서를 법무부에 제출했다. 중재의향서가 제출되면 90일 이후 정식으로 분쟁을 조정할 수 있다. 만약 조정에 실패하면 버자야 측은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를 통해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버자야 측은 제주 예래단지 개발 과정 중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개발센터)와 대한민국 법원이 버자야를 불공정하게 대우하고 ｢한-말레이시아 투자의 증진 및 보호에 관한 협정(BIT)｣의 투자자 보호 의무를 위반해 약 4조4000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버자야 측은 중재의향서에서 2008년 합작투자계약 당시 개발센터가 제공하기로 한 토지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실을 고지 받지 못했고 2015년 대법원의 토지수용재결처분 취소 판결로 인해 사업 진행이 불가능하게 돼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래휴양형주거단지는 중국 화교들이 출자한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이 2005년부터 2017년까지 2조5000억원을 들여 서귀포시 예래동 부지 74만1000㎡에 1531실의 휴양콘도와 935실의 호텔, 의료시설, 상가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당시 대법원은 예래단지는 관광수익 창출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시설로 공공적 성격이 요구되는 도시계획시설인 유원지로 인가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지난 2월에는 대법원이 토지수용뿐만 아니라 예래주거단지 사업 인허가 등 관련된 모든 행정처분도 무효라고 판결했고 강제수용된 토지를 돌려달라는 토지주들의 소송도 잇따르는 등 사업이 좌초 위기에 내몰렸다.

정부는 국제투자분쟁대응단을 중심으로 국토교통부,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등 관련기관 및 제주특별자치도와 합동 대응체계를 구성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